미국 간판 자동차업체 GM(제너럴모터스)이 북미 사업장에서 인력감축과 공장 폐쇄 등 대규모 구조조정에 나설 예정이라고 26일(이하 현지시간) 발표했다. 이번 조치로 수많은 노동자들이 일자리를 잃게 됐다. 자동차, 철강 등을 중심으로 미국 제조업의 부활을 이끌겠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공약도 이번 구조조정으로 큰 타격을 받게 될 것이라고 외신들은 전했다.
◆1만4700명 노동자 일자리 사라진다
GM은 북미지역 공장 5곳의 가동을 중단하거나 임무를 바꾼다고 밝혔다. 디트로이트 햄트램크, 오하이오의 로즈타운, 캐나다 온타리오의 오셔와 조립공장, 미시간 워런, 메릴랜드 볼티모어의 변속기 공장 등이다. 이번 구조조정으로 북미지역에서만 무려 1만4700명이 일자리를 잃을 것으로 보인다. CNN은 "추가적인 구조조정이 더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GM은 내년 말까지 미국 밖에 있는 공장 2곳을 더 폐쇄할 것이라고 밝혔다. GM은 올해 이미 군산 공장 문을 닫았다. GM은 추가로 폐쇄할 공장을 특정하지 않았지만, 국내에서는 부평공장이 대상이 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번지고 있다.
이어 바라 CEO는 이번 인력감축의 대상이 된 이들은 내연기관을 가진 기존 전통차량 부문에 종사해온 인력들이라며, 소프트웨어나 전기, 자율주행차 관련 전문가들의 채용은 늘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전미자동차노조(UAW)는 GM의 공장 가동중단 결정으로 수천명의 근로자가 일자리를 잃게 된다면서, 모든 법적 조치를 동원해 맞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공개 비판 "공장 미국서 다시 열어야"
GM의 역대급 구조조정 결정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도 타격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6년 대선 유세 기간에 미국의 자동차 산업 부활을 위해 노력할 것이며, 일자리를 늘리겠다고 약속했다.
CNN은 "GM의 조치는 관세부과, 감세와 같은 경제정책들이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과 배치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공개적으로 GM의 바라 CEO를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바라에게 공장 폐쇄와 관련해 강하게 말했으며, GM을 위해서 미국이 많은 일을 해줬다는 것을 언급했다"고 밝혔다. 미국 정부는 글로벌 금융위기로 파산 위기에 몰렸던 GM을 구제금융으로 되살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미국은 GM을 구했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하이오에서 공장을 뺀다는 것은 좋은 일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바라에게 미국에 다시 공장을 짓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뿐 아니라 상원을 비롯한 여러 다른 사람들이 압력을 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자동차 업체들은 트럼프 행정부가 올 초 단행한 수입산 철강, 알루미늄에 대한 폭탄관세로 인한 비용부담과 산업의 구조 변화로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