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송창범 기자 (성장기업부)]
중소기업은 여전히 인력부족에 허덕이고 있다. 중소기업 인력 미스매칭 해결을 위한 정부 주최 행사에도 사람은 몰리지 않는다. 아니 오히려 줄어들었다. 그런데도 신기하게 다른 한쪽에선 일자리 성과가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자평한다.
지난 19일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자신의 1년 성과를 브리핑하기 위해 직접 여의도 출입기자실을 찾았다. 그날은 여의도 반대편인 삼성동 코엑스에서 우수 중소기업 채용 박람회인 ‘잡 페스티벌’이 열린 날이다.
공교롭게도(?) 홍종학 장관의 기자브리핑 시간대와 ‘잡 페스티벌’ 개막시간까지 같았다. 언론의 눈은 자연스럽게 홍종학 1년 평가에 쏠릴 수밖에 없었다. 반대로 ‘잡 페스티벌’ 홍보는 완전히 망쳤다. 중소기업 일자리 창출 지원 업무에 가장 앞장서야 할 장관이 스스로 '치적 쌓기'를 더 우선시한 셈이다.
사실 홍종학 장관의 취임 1년은 정확히 11월 21일이었던 만큼, 브리핑은 하루 이틀 미뤄 진행해도 무방했다. 중기부 관계자는 “20일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21일은 경제부총리가 중소기업을 찾는 계획이 잡혀 있어, 부득이하게 19일을 잡을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납득하기 어렵다. 결국 장관이 이슈를 받지 못한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정부 타 부처 고위직에게 날짜를 양보하면서도, 정작 챙겨야 할 현장업무는 뒷전으로 미룬 꼴이다.
그러자 이번엔 ‘잡 페스티벌’은 애초 장관 행사가 아니라고 해명하고 나섰다. 실장급 행사라 장관히 직접 챙기지 않는다는 것이다. 같은날 홍종학 장관은 여의도에서 1년 성과 브리핑을 통해 “일자리 우선 정책 전환 등을 통해 일자리 분야 성과가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강조했다. 일자리를 최우선시 한다는 장관의 말과 행동은 일치하지 않았다.
같은 시간 중소기업 ‘잡 페스티벌’에는 사람이 없어 현장은 너무나 썰렁했다. 장관마저 등을 돌려버린 이날 행사는 종일 한산했다. 수치상으로도 행사 참가자 수는 전년 대비 반토막이 났다. 행사에 참가했던 한 기업 관계자는 “이번에 우리 부스에는 7명밖에 방문하지 않았다”며 한숨을 쉬었다.
가뜩이나 홀대를 받고 있다는 쓴 소리가 나오는 중기 현장에서 사기를 올려줘야 할 장관이 같은날 행사를 진행해 오히려 방해를 한 꼴이 됐다.
그런데도 홍종학 장관은 1년 전 큰소리를 쳤던 홍종학표 1,2호정책인 ‘기술탈취 근절’과 ‘납품단가 현실화’에 대한 성적표는 뒤로 한 채 문재인 정부가 1순위로 꼽은 ‘일자리 우선’ 정책만을 성과로 꼽았다.
지난 10월 국정감사 기간 한 야당 의원이 홍 장관을 비난했던 말이 떠올랐다. 그는 “중기부가 본연의 역할은 외면한 채 문재인 정권의 시녀로 전락했다”고 고언했다. 누구보다 중소기업 일자리 창출을 강조한 홍 장관이지만, 기자단과의 브리핑이 끝난 후에도 코엑스 쪽으론 발길을 옮기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