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무역대표부(USTR)가 중국이 정부 주도로 지식재산권과 기술에 대한 도둑질 등 불공정 무역행위를 지속하고 있다고 비난하는 내용의 보고서를 냈다. 미·중 정상회담을 열흘 앞두고 나온 이 보고서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무역정책에서 강경파들의 입김이 부쩍 세지고 있음을 방증한다는 분석이다.
20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USTR은 이날 낸 53쪽 분량의 보고서에서 "중국은 기술이전, 지식재산권, 혁신과 관련한 행위와 정책, 관행을 근본적으로 바꾸지 않았다"며 미·중 무역전쟁이 격화한 최근 몇 개월 새 오히려 더 불합리한 조치를 취했다고 비판했다.
USTR은 중국이 특정 부문에 대한 외국인 투자 제한을 완화한 게 유일한 변화라고 지적했다.
이번 보고서는 지난 3월에 낸 원본에 최신 정보를 더한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연간 2500억 달러어치의 중국산 제품에 폭탄관세를 부과하며 3월 보고서를 명분으로 삼았다.
블룸버그는 USTR이 보고서를 낸 시점에 주목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오는 30일부터 이틀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양자회담 할 예정인데, 이를 불과 열흘 앞두고 나온 보고서라는 것이다. 통신은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 등이 중국과의 무역협상 재개를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USTR 대표를 비롯한 강경파들의 입장이 공고해졌다는 의미라고 풀이했다.
중국 전문가인 데렉 시저스 미국기업연구소(AEI) 연구원은 이번 보고서가 G20 정상회의를 앞두고 미·중 무역협상에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라이트하이저 대표의 노력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