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4대 경제국 중 3곳서 '이상 신호'..글로벌 경기둔화 공포 확산

2018-11-15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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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독일 3분기 마이너스 성장

중국도 10월 소비 둔화·신규대출 반토막

[사진=AP/연합]


세계 1~4위 경제 대국 중 3곳에서 경기 둔화 신호가 뚜렷해지고 있다. 일본(3위)과 독일(4위)이 마이너스 성장으로 돌아섰고, 중국(2위)의 경제 지표도 악화일로다. 유일하게 호황이라는 미국(1위)도 안전하지 못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올해 3분기(7~9월) 일본과 독일의 국내총생산(GDP)은 감소세를 나타났다. 일본은 3분기 경제 성장률이 연율 –1.8%까지 내려갔고, 독일 역시 연율 –0.8%를 기록하면서 3년 반만에 처음으로 역성장했다.
중국 역시 경기 하방 추세가 뚜렷하다. 10월 소매판매 증가율은 5개월래 최저를 찍었고 신규 대출도 전월비 반토막났다. 중국 정부는 새로운 성장동력을 투자에서 소비로 이동하려 하지만 올해 들어 소매판매 증가율은 한 자릿수로 굳어지는 추세다. 

물론 일본과 독일의 경우 일회성 요인에 의한 영향이 컸다. 일본은 지진과 태풍으로 소비와 생산 모두 직격탄을 맞았고 독일은 새 배출가스 기준으로 인해 자동차 생산이 타격을 입었다.

하지만 세계 경제를 좌지우지하는 주요 경제국들이 일제히 이상 신호를 보내는 데에는 공통된 이유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로 촉발된 무역전쟁이다. 관세 장벽이 높아지고 통상 갈등이 커지면서 경제 심리가 위축되고 수요가 줄어들고 있는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이달 말 아르헨티나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무역 협상에 관해 논의할 예정이지만 합의는 난망하다.

특히 미중 무역전쟁으로 인한 중국의 성장둔화는 전 세계 제조업을 무겁게 짓누르고 있다. JP모건이 집계하는 글로벌 제조업 경기지표에 따르면 올해 10월 제조업 생산 증가율은 29개월래 최저로 둔화됐고 수출주문은 2개월 연속 감소했다.

무역전쟁 외에도 미국 연준의 금리인상은 달러 채무를 많이 진 국가들의 상환 부담을 크게 늘릴 수 있고, 유럽연합(EU)과 갈등하는 이탈리아의 내년도 적자 예산안은 유럽의 재정위기를 다시 촉발할 수 있는 요인으로 꼽힌다.

이 같은 복합적인 원인이 겹치면서 글로벌 성장률은 내년 더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 10월 내년도 세계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의 3.9%에서 3.7%로 낮춰잡았다.

캐피털이코노믹스의 앤드류 케닝햄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CNN에 “금융위기와 같은 상황이 재발할 가능성은 낮다고 본다”면서도 “IMF의 전망은 매우 낙관적인 편이다. 내년 세계 성장 둔화폭은 더 클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시장에서는 경제 둔화에 대한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국제유가가 13일 하루 사이 7% 이상 폭락한 것이 그 예다. 국제유가는 연중 고점 대비 20% 이상 떨어지면서 약세장에 진입했다. 글로벌 원유 수요가 감소하면서 원유 공급이 넘칠 것이라는 우려가 크게 작용했다. 

아직까지 미국 경제는 둔화 우려에서 비교적 자유롭다. 미국 경제는 올해 2분기에 연율 3.5% 확대되면서 경기 호황을 이어가고 있다. 미국의 경우 GDP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12% 정도로, 세계 평균인 29%에 비해 낮은 편이며, 내수 호조, 낮은 실업률, 감세와 정부 지출 확대 등의 재정 부양책이 성장률을 뒷받침하고 있다고 WSJ는 분석했다.

그러나 아메리프라이스파이낸셜의 데이비드 조이 수석 전략가는 WSJ을 통해 미국 역시 세계 성장 둔화의 그늘 아래 놓여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기업들의 실적 호조와 경제 호황에도 불구 증시가 부진한 것은 글로벌 경제 둔화가 향후 기업 실적에 미칠 우려가 반영됐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케닝햄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경제 역시 내년에 상당히 둔화될 것으로 본다. 재정 부양책은 일시적이며 연준은 금리를 올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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