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어발식 사업 확장으로 곤혹을 치른 중국 러에코(樂視生態, LeEco) 창업자 자웨팅(賈躍亭)이 또 다시 무분별하게 사업을 확장하려는 움직임이 보이고 있다.
사실상 파산 위기까지 몰렸던 ‘중국판 테슬라’ 패러데이 퓨처(FF)가 최근 ‘구세주’등장으로 위기를 간신히 모면하자마자 자웨팅이 FF 기업공개(IPO)와 신차 양산에 나선다고 발표한 것.
헝다의 투자를 더 이상 받지 못하게 된 FF가 자금난을 해결하기 위해 임금 삭감과 구조조정 계획을 발표한 지 3주 만이다.
신에너지차 업체인 FF는 자웨팅이 ‘중국의 테슬라’를 꿈꾸며 지난 2014년 만든 기업이다. 하지만 FF가 경영난에 직면하자 자웨팅은 줄곧 투자자를 물색해 왔다.
이에 지난 6월 헝다그룹 산하 헝다건강이 FF의 주주기업에 8억6000만 달러(약 9756억7000만원)를 투자하며 FF의 대주주가 됐다. 헝다는 자금난에 시달리는 FF에 먼저 8억6000만 달러를 투자하고 이후 순차적으로 12억 달러를 투자하는 조건으로 FF의 지분 45%를 넘겨받았다. 하지만 자웨팅이 온갖 무리수를 두면서 결국 헝다와 FF는 제각기 다른 길을 걷게 됐다.
이후 FF는 새로운 투자자를 찾아 나섰고, 미국 투자은행 스티펠(Stifel)과 전기자동차 블록체인 회사 에바이오(EVAIO)로부터 STO(Security Token offering, 증권형 가산자산공개) 방식으로 9억 달러 자금을 조달 받기로 했다. 이로써 FF는 구사일생으로 살았지만, 자웨팅이 또 다시 사업을 무분별하게 진행하려는 움직임이 포착된 것이다.
자웨팅은 앞으로 밝은 미래만 펼쳐질 것이라 예상하고 있지만 중국 시나닷컴은 그가 최근 자금횡령 소송에 휘말렸다며 또 한 바탕 자금난에 시달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중국 재벌 완다(萬達)그룹 2세 왕쓰충(王思聰)이 자웨팅이 주주들 동의 없이 러에코에서 자금을 빼돌렸다는 이유로 러에코 계열사인 스포츠 전문채널 러스스포츠를 고소했기 때문이다.
앞서 왕젠린(王健林) 완다 그룹 회장과 그의 아들 왕쓰충, 마윈(馬雲) 알리바바(阿裏巴巴) 회장이 거액을 투자하면서 러스스포츠의 지분율을 각각 11.49%와 7.82% 확보한 바 있다. 왕쓰충은 대주주로서 자웨팅이 주가를 깎아 내렸다면서 러스스포츠에 언론을 통한 사과와 경제적 손실 배상금으로 9785만1600위안을 요구했다.
이번 소송 건으로 테슬라에 대항하는 전기차를 만들겠다는 꿈이 점차 멀어지고 자웨팅의 야망이 일장춘몽으로 그칠 것이라는 게 시장의 중론이라고 매체는 전했다. 전문가들은 자웨팅이 욕심을 버려야만 FF가 살고, 그도 살 수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