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보고 있나"…中 박람회·광군제 120조 '큰손' 입증

2018-11-11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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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박람회 거래액 65조, 광군제도 50조 이상

무역전쟁 속 광활한 내수·막강한 구매력 과시

삼성 등 韓기업 '어부지리', 해외직구 3위 회복

올해 광군제 당일인 11일 알리바바가 8시간 8분 52초 만에 거래액 1207억 위안 돌파를 기념해 배포한 홍보 문구(왼쪽)와 지난 2009년 첫 광군제 할인 행사를 알리는 홍보물. [사진=바이두 캡처 ]


중국이 상하이에서 열린 국제수입박람회와 광군제(光棍節∙독신자의 날) 행사를 통해 무역전쟁 와중에도 여전한 경제 활력을 과시했다.

엿새간 진행된 수입박람회에서 65조원, 광군제의 경우 두 시간 만에 16조원 이상의 구매 계약이 체결되는 등 중국의 막강한 구매력이 재입증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광군제 10주년, 알리바바 30조 돌파

11일 중국 매일경제신문 등에 따르면 광군제인 이날 알리바바를 통한 온라인 쇼핑 거래액이 종전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알리바바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광군제 전야제를 상하이에서 개최했다. 상하이가 중국 경제의 심장이라는 점과, 비슷한 시기에 상하이 국제수입박람회가 열리는 점 등을 감안한 조치라는 전언이다.

독신자의 날로 불리는 광군제는 지난 2009년 알리바바가 대규모 할인 행사를 시작하면서 세계 최대의 쇼핑 시즌으로 탈바꿈했다.

올해는 행사가 시작된 지 2분 5초 만에 거래액이 100억 위안을 돌파했다. 지난해는 3분 1초, 2016년에는 6분 58초가 걸렸다.

26분 3초가 경과하자 500억 위안을 넘어섰다. 지난해는 40분 12초가 소요됐다. 거래액 1000억 위안을 달성한 시점은 지난해 9시간 4초에서 올해 1시간 47분 26초로 크게 단축됐다.

알리바바를 통한 광군제 쇼핑 거래액은 첫해인 2009년 5200만 위안에 불과했으나 이듬해 9억3600만 위안으로 급증했다.

이후 2011년 52억 위안, 2012년 191억 위안, 2013년 350억 위안, 2014년 571억 위안, 2015년 912억 위안, 2016년 1207억 위안 등으로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였다.

지난해 1682억 위안을 기록했으며 올해는 2000억 위안(약 32조5140억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2009년 행사에 참가한 브랜드는 27개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18만개로 늘었다. 배달 물량은 2009년 100만건에서 지난해 8억1200만건으로 증가한 데 이어 올해 10억건에 육박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알리바바의 라이벌인 징둥닷컴까지 가세했다. 징둥 측은 지난 1~10일 진행한 할인 행사 거래액이 1000억 위안을 넘어섰다고 발표했다.

알리바바와 징둥, 두 회사의 광군제 관련 매출만 50조원 이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제1회 상하이 중국국제수입박람회의 거래 현황(왼쪽)과 박람회 성과를 설명하는 국제수입박람국 관계자들.[그래픽=이재호 기자 ]


◆수입박람회 거래액 65조, 개방의지 피력

이와 함께 중국은 지난 5~10일 상하이에서 개최된 제1회 국제수입박람회에서 578억3000만 달러(약 65조3000억원) 규모의 계약이 체결됐다고 전했다.

지난해 중국 무역수지 흑자액 4225억 달러(약 477조원)의 13.7%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그만큼 흑자폭을 줄였다는 의미로, 첫 행사치고는 수입 규모가 상당하다는 평가다.

분야별로는 지능 및 첨단장비 164억6000만 달러, 전자·가전 43억3000만 달러, 자동차 119억9000만 달러, 의류 및 일용 소비재 33억7000만 달러, 식품 및 농산품 126억8000만 달러, 의료기기 및 의약·보건 57억6000만 달러, 서비스 무역 32억4000만 달러 등이다.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 및 해상 실크로드) 프로젝트 관련 국가와의 계약 체결액은 47억2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5일 수입박람회 개막 연설에서 "앞으로 15년 동안 중국의 상품 및 서비스 수입액은 각각 30조 달러와 10조 달러를 초과할 것"이라며 대외개방 의지를 강조한 바 있다.

중국이 세계의 부(富)를 갈취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미국의 예봉을 피하는 한편 '세계의 공장'이라는 꼬리표를 떼고 '세계의 시장'으로 변모하겠다고 선언한 셈이다.

이번 수입박람회와 광군제 행사는 중국의 광활한 내수 시장과 엄청난 구매 역량을 재확인할 수 있는 계기였다.

◆中 구매력 과시에 韓 쏠쏠한 이득

상하이 수입박람회에 참가한 기업은 151개 국가 및 지역의 3617개사로, 한국은 일본에 이어 두번째로 많은 273개 기업이 참가했다.

중국 대형 국유기업은 물론 알리바바와 징둥 등 민영기업까지 큰손으로 나섰다. 징둥의 경우 박람회 기간 중 1000억 위안 이상을 구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기업들은 잇따라 낭보를 전했다. 삼성물산은 간쑤성 소재 바이인(白銀)유색집단과 8만t 규모의 동정광(구리가 함유된 광석) 수출 계약을 맺었다.

간쑤성 정부는 "올해 8월까지 한국과의 교역액은 8억7500만 위안으로 전년 동기보다 23.1% 증가했고 수입액은 2억3200만 위안으로 13.8% 늘었다"며 "우리 성에 투자한 한국 기업도 40곳에 달하는 등 교역 규모가 확대일로"라고 소개했다.

대기업은 물론 중소·중견기업들도 새로운 사업 기회 발굴에 적극적이었다. 의료용 소프트웨어 개발업체인 포인트닉스는 중국 상하이항톈(上海航天)공업그룹의 자회사와 1795만 달러 규모의 구강용 디지털 엑스레이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서울시는 관내 중소기업들이 중국 측 바이어와 향후 5년간 6억 달러어치의 의류·생활용품을 공급하는 내용의 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한국 기업인들도 대거 방문했다. 박성욱 SK하이닉스 부회장은 우정룽(吳政隆) 장쑤성 성장과 만나 다양한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박근태 CJ대한통운 사장과 오세홍 아모레퍼시픽 대표 등도 박람회 기간 중 현지 언론과 인터뷰를 진행하며 상품 홍보에 매진했다.

한편 알리바바는 광군제 해외직구(수입) 국가 중 한국이 3위에 올랐다고 공개했다. 지난해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갈등의 여파 때문에 5위로 내려앉았다가 올 들어 제자리를 찾았다. 1위는 일본, 2위는 미국으로 집계됐고 한국에 이어 호주와 독일이 4~5위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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