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에 열릴 올해 마지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 동결에 대한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코스피 지수가 급락한데다 최근 발표된 경제지표 또한 예상치를 크게 밑돌면서 금리인상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이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은 최근 '한국은행, 금리인상 명분 약화'라는 보고서를 통해 "보이지 않는 미래의 위험보다 당장 발등에 떨어진 불을 끄는 것이 상책"이라고 주장했다.
박상현 리딩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금리 인상과 미중 무역갈등 장기화로 인한 중국 경기 리스크, 국내 수출 둔화 가능성은 내년 상반기 성장률의 하방 리스크를 높이고 있다"며 "경기 하강 사이클에서 정책금리를 인상하는 엇박자가 될 공산이 높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의 이같은 우려는 3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전분기대비 0.6% 성장에 그쳤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 3분기 경제지표에서 가장 두드러진 것은 투자다. 건설투자와 설비투자가 각각 전년 동기 대비 -8.6%, -7.7%로 외환위기 시절인 이후 최악을 기록했다.
9월 경기동행지수도 98.6을 기록해 6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이면서 경기 하강 국면 진입했다는 분석이다. 이런 가운데 최근 코스피 지수 급락은 투자심리 냉각으로 이어져 경제 전반 침체로 이어질 수 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의 말에서도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이 총재는 그동안 "경제안정을 위해 금융불균형을 점진적으로 해소해야 한다"는 말을 반복적으로 사용해 왔다. 즉 저금리에 따른 유동성 과잉과 이로 인한 가계부채의 누증, 부동산과열을 막기 위해 금리인상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다.
하지만 지난달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 총재는 "현재 하방압력이 좀 커 보이며, 그런 것을 전부 같이 보고 판단하겠다"고 말하면서 바뀐 분위기를 나타냈다. 이는 3분기 이후 악화되고 있는 경제상황에 비중을 둔 발언으로 해석된다.
안영진 SK증권 연구원은 "3분기 예상을 크게 밑돈 경기 상황은 당장 11월 한국은행의 금리 결정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면서 "여러 정황이 11월 인상 가능성을 높이고 있지만 연내 동결 가능성도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