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절없이 추락하던 한·중 주식시장이 나란히 되올랐고, 단기적으로는 바닥을 쳤다는 의견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그래도 본격적인 회복세를 기대하기에는 지수를 끌어내렸던 대외 여건이 여전히 녹록지 않다.
◆갈수록 심화하는 한·중 증시 동조화
이날 기관은 5000억원 가까이 순매수하면서 지수 상승을 주도했다. 반면 외국인은 9거래일 연속 순매도했다. 이날에만 1835억원어치를 팔았다. 개인도 3576억원을 순매도했다.
아시아 주식시장은 나란히 올랐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이날에만 1.02% 반등했다. 일본 닛케이지수와 대만 가권지수는 각각 1.45%, 0.10% 상승했다.
코스피와 상하이종합지수는 이달 들어 전날까지만 해도 각각 10%와 15%가량 빠졌었다. 전날에는 코스피가 22개월 만에 2000선 아래로 떨어지기도 했다.
우리 주식·외환시장은 올해 들어 중국에 크게 동조화돼왔다. 미·중 무역분쟁이 갈수록 격해졌고, 우리나라는 관련국 가운데 가장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우려돼왔다.
신한금융투자 자료를 보면 코스피200과 CSI300은 올해 들어 전날까지 각각 약 28%, 19% 하락했다. 두 지수 간 상관계수는 0.92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중국 위안화 약세도 코스피를 끌어내리는 요소로 작용해왔다. 이날 중국 역내시장에서 위안화 환율은 장중 달러당 6.9741위안까지 올라갔다. 위안화 가치는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8년 5월 이후 10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
원화도 비슷한 움직임을 보였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장중 1141.6원까지 치솟으며 지난 11일 기록한 연고점(1144.7원)을 넘보기도 했다.
박석중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상하이종합지수와 위안·달러의 추세 전환을 묻는 투자자가 최근 들어 많아졌다"며 "이는 중국의 주가와 환율이 국내 위험자산 가격에 미치는 영향력이 커졌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반등 시기 예상에 소극적인 증권가
한·중 주식시장이 나란히 올랐지만 낙폭을 단박에 회복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NH투자증권 자료를 보면 현재 상하이종합지수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1.14배를 기록하고 있다. '그림자 금융'이 불거진 2014년 초(1.03배)에 비하면 여전히 높다. 더욱이 중국의 수출 증가율 둔화에 대한 우려도 커졌다.
안기태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주식시장이 반등하려면 인프라 투자와 기업 감세정책이 도입돼야 한다"며 "오는 11월 말 아르헨티나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에서 무역분쟁 우려를 줄여줄 수 있을지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코스피도 모처럼 회복한 2000선을 지지선으로 지킬수 있을지 의문이다. 일부 증권사는 예상지수 하단을 1900선 안팎으로 제시하고 있다.
하인환 SK증권 연구원은 "미·중 정상회담까지 변동성이 커질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에 비해 신중호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식시장이 시스템적인 문제로 추락하지 않았다면 이번 반등은 새로운 투자 기회를 만들어줄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