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비용 구조가 車산업 위기 불러"

2018-10-2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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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구조조정 노력 촉구 '한목소리'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선적부두에서 자동차들이 수출을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전문가들은 자동차산업의 위기가 일순간에 찾아온 것이 아닌 만큼 이를 극복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업계의 노력은 물론 정부 차원에서 혁신과 구조조정을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지적이다.
◆고비용 구조, 완성차-협력사 수직적 관계가 위기 원인
이항구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원은 25일 “국내 생산비용의 상승은 자동차 생산기지로서의 매력을 떨어뜨리고 있다”며 현 위기상황의 가장 큰 원인이 고비용구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김필수 대림대 교수도 “우리 자동차산업의 경우 고비용, 저생산, 저효율, 저수익의 '1고 3저'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며 "강성노조와 비효율구조가 심각하게 시장을 왜곡하고 있다”고 짚었다.

전문가들은 우리나라 자동차업체들의 노력이 부족했던 점도 꼬집었다.

이 선임연구원은 “선진국 자동차 업체들은 금융위기 당시의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연구개발(R&D) 투자를 대폭 확대해 차종을 다양화했다”며 “중국 자동차 업체들은 자국 자동차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해 시장점유율을 확대해 나가고 있고, 일본 업체들은 중국을 비롯한 신흥개도국 판매를 확대하면서 우리 자동차 업체를 압박하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이 R&D와 적극적인 영업전략 등으로 시장영향력을 확대해오는 동안 우리 업체들의 대응이 상대적으로 부진했다는 지적이다.
완성차업계와 협력사 간 전속거래도 문제점으로 지목됐다.

이 선임연구원은 “선진국과 중국 자동차 관련 업체들이 신기술 개발에 따른 비용과 위험을 분산하기 위해 합종연횡을 확대해 왔지만 국내 업체 간 협력은 좀처럼 진행되지 못했다”며 “국내 완성차 업체가 협력업체와 전속거래를 추진해 오면서 수평적 협력의 길을 잃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정부, 제도 개선과 구조조정 지원 나서야

전문가들은 정부 차원에서 자동차산업을 살리기 위한 노력이 필요한 때라고 입을 모았다.

이 연구위원은 “각국 정부가 자국 자동차 업체들이 혁신을 가속화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하고 자금을 지원하는 노력을 기울인 반면, 우리는 그렇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김 교수는 “우리 정부에서 자동차 영역을 담당하는 부서의 위상이나 역할은 어느 정도인지 자문해볼 필요가 있다”며 “어이없을 정도로 빈약하고 소규모라고 단언한다”고 말했다.

장우선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자동차산업의 지각변동이 혁신적 산업 생태계 조성의 계기가 될 수 있도록 정부 및 업계의 각성과 노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기술력 있는 완성차 업체와 2·3차 협력업체가 공생하는 혁신지향적 경쟁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며 "미래기술에 대한 연구개발 투자 및 인력 양성에 힘을 쏟고 소비자에게 새로운 가치를 제공하는 혁신적 서비스 모델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관련 규제 혁신도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 차원의 구조조정 지원이 필요하다는 견해도 있다.

김용준 서강대 경영학과 교수는 “자동차산업 위기로 많은 부품업체가 시장에 매물로 나와 있다"며 "정부가 이들을 합쳐 덩치를 키우고 경쟁력을 높이는 데 드는 구조조정 비용을 지원해 주면 효과적일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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