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라온호, 북극항로 ‘난코스’ 실마리를 찾다

2018-10-24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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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항해에서 동시베리아해 해빙 관측 성공

북극 연구원들이 해빙변화를 측정하기 위해 장비를 설치하고 있다. [사진=해양수산부 제공]

해양수산부는 쇄빙연구선 아라온호가 연구항해를 통해 동시베리아해에서 발생하는 바다얼음(해빙, 海氷) 이상 움직임을 규명할 실마리를 찾았다고 24일 밝혔다.

북극항로를 지나는 선박을 위협하는 요소 중 하나인 해빙은 인공위성 관측이 시작된 1979년 이후 40년 동안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태평양에서 북극항로를 드나드는 관문인 동시베리아해에서는 다른 북극해역과 달리 해빙들이 모여드는 이상현상이 지속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 때문에 동시베리아해는 북극항로에서 가장 위험한 구간으로 꼽힌다. 최근까지도 이 해역에 접근하기 어려워 현장연구가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

국내 유일 쇄빙연구선 아라온호는 2009년 건조 이후 지속적으로 북극 연구항해에 나서고 있다. 올해 연구항해(7월19일~10월1일)에서 작년에 동시베리아해 결빙해역 수중에 설치했던 장기해양계류시스템을 회수하는 데 성공했다.

장기해양계류시스템은 퇴적물포집기, 어류 음향탐지기 등 연구장비를 일렬로 연결해 해수면으로부터 최대 1㎞까지 해류 방향과 속도, 수온 등 환경변수를 관측하는 장비다. 이 장비는 바다 속에 길게 늘어뜨려 설치하기 때문에 손상되거나 분실하기 쉬워서 연구자들은 회수에 어려움을 겪어 왔다.

지난 2016년도 연구항해 시에는 해빙상황 악화로 전년도 설치 장비 회수 및 재설치에 실패하기도 했다. 다행히 올해는 회수에 성공해 지난 1년간 이 해역 물리, 화학적 변화가 기록된 자료를 확보하게 됐다. 이로써 우리나라는 북극항로 안정성 확보를 위한 실마리를 찾게 됐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 부설 극지연구소 연구팀(수석연구원 강성호 박사)은 약 한 달간 관측자료를 분석했다. 그 결과, 대서양과 태평양 바닷물, 러시아 육상 담수 등 세 방향에서 유입되는 물 흐름 변화가 해류순환에 영향을 줘 동시베리아해에 해빙이 모여드는 현상이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는 연구결과를 도출했다.

연구팀은 앞으로도 동시베리아해에 대한 관측과 정밀한 분석으로 북극항로 개척에 필요한 과학적 자료를 제공할 예정이다. 또 아라온호를 활용한 국제협력 연구를 확대해 북극해 수산자원 보존, 기후변화 대응 등 국제 공동현안 해결에 기여할 계획이다.

이번 아라온호 북극연구는 해양수산부 ‘북극해 환경변화 통합관측 및 활용연구’와 ‘북극해 해저자원환경 탐사 및 해저메탄방출현상 연구’ 일환으로 진행됐다.

한편, 북극항로는 기후변화로 북극해를 덮고 있던 해빙이 녹아 배가 지나갈 수 있게 되면서 향후 본격적인 상업운항이 기대되는 바닷길이다.

우리나라에서 유럽까지 갈 때 북극항로를 이용할 경우, 기존 수에즈운하를 통과했을 때보다 거리가 32% 단축(2만2000㎞→1만5000㎞)돼 열흘 빠르게 갈 수 있다. 물류산업에 혁신을 가져올 것으로 주목받는 이유다.

오행록 해양수산부 해양개발과장은 “북극 해빙 감소는 이상기후로 인류에 위협이 되기도 하지만, 그와 동시에 북극항로 개척과 미개발자원의 발견 등 기회도 제공한다”라며 “앞으로도 관련 연구를 지속 추진해 신북방정책을 추진하는 데 필요한 과학적 기반을 구축해 나가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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