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지만 강한 은행을 만들겠다."
이동빈 Sh수협은행장이 1년 전 했던 약속을 지켰다. 오는 25일 취임 1년을 앞둔 이 행장은 리테일부문 강화를 통한 체질 개선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고객 접점 확대를 위해 점포 수를 꾸준히 늘리고 20~30대 젊은 고객층을 겨냥한 금융상품을 늘린 덕분이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수협은행의 올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164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7.1% 증가했다. 수협은행은 연말까지 당초 계획한 3000억원을 무난하게 달성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동안 지지부진한 성적표를 받아왔던 수협은행이 '환골탈태'한 데는 이동빈 행장의 역할이 컸다. 이 행장은 취임 직후 소비자 접점 확대를 목표로 신규 영업점 개설에 집중했다. 시중은행들이 점포 수를 줄이는 것과 반대되는 행보였다.
수협은행은 올해만 나주혁신도시지점, 철산역지점 등 5곳의 신규 영업점을 오픈하며 지점이 130여곳으로 늘어났다. 성장가능성이 높은 신도시를 중심으로 매년 10여개의 신규 영업점을 늘려 2020년에는 150개 수준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새로 내놓은 상품도 인기가 좋다. 비대면 상품인 'Sh내가만든통장'은 7개월 만에 10만좌를 돌파했고, 모바일 전용 상품 '잇자유적금'도 출시 20일 만에 3만좌를 넘겼다.
절대 수치로는 시중은행과 비교하기 힘들지만 주거래 고객이 비대면 거래가 적은 50~60대 어업인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눈에 띄는 성과다. 고금리 상품임에도 우대금리를 받을 수 있는 조건이 까다롭지 않아 20~30대를 중심으로 인기를 끌었다.
이 같은 성과에 공적자금 상환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수협은행은 2001년 예금보험공사로부터 1조1581억원의 공적자금을 지원받아 지난해 127억원을 처음으로 상환했다. 올해 이미 1100억원을 갚았으며 매년 1000억원 이상의 공적자금을 상환할 계획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동빈 행장 취임 이후 개인예금, 소매대출금 등 리테일 중심의 안정적 자산이 확대됐고 신탁·방카슈랑스·펀드 등 비이자사업 확대를 중점 추진한 것이 성과를 보이고 있다"며 "리테일부문이 제대로 자리 잡으면 수익성이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