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군다나 배우 지성(41)은 스스로도 “영화 경험이 많지 않아” 작품 및 캐릭터에 대해 우려를 하고 있던 상태.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기 잘하는 배우는 어디서나 빛을 발하기 마련이라 그의 근심과 걱정에도 안정적인 연기를 펼치는 데 성공했다.
언제나 자신만의 연기로 캐릭터에 대한 ‘설득력’을 가지는 지성. 아주경제는 영화 ‘명당’ 개봉 후 지성과 만나 드라마·영화 및 연기에 대한 생각 등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다음은 아주경제와 인터뷰를 가진 지성의 일문일답이다
영화가 개봉했다. 여러 생각이 들 것 같다
데뷔한지 20년이 가까워졌는데도 영화 현장이 낯설던가?
- 영화 경험이 많지 않아서 극장 앞에 제 사진이 걸려 있는 것만 봐도 신기하다. 객관적으로 평가하려고 해도 스크린 속 제 모습을 보면 그저 흐뭇한 거다. 조심하려고 해도 어쩔 수 없다. 하하하.
개봉날은 어땠나?
- tvN 드라마 ‘아는 와이프’ 종영일 다음 날이 ‘명당’ 개봉일이었다. 잠도 안 자고 기다렸다가 아내(이보영 분)와 영화를 보러 갔다.
아내인 이보영은 ‘명당’과 지성의 연기를 어떻게 평가했나?
- 재밌다고 말해줬다. 분명한 지적도 함께해줬다. 스스로 아쉬운 부분이 있었기에 (이보영의 말을) 참고하기로 했다. 우리 둘은 연기에 대해 구체적으로 이야기하지 않는다. 서로 관객의 눈으로 이야기해 주는 편이다. ‘명당’의 경우 아내의 말에 공감을 많이 했고 실 관람객들의 분위기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작품과 자신의 연기를 자평한다면?
- 시나리오보다 본편이 더 잘 나왔다고 생각한다. 땅을 소재로 사람들의 욕심을 다뤘는데 어떤 측면에서 지루하고 진부할 수 있는 구조가 있지 않나. 어떻게 표현하느냐의 차이인데 세련되고 재미있게 풀린 것 같다. 연기적인 부분은 힘을 주기보다 인간적인 면모를 강하게 보여주고 싶었다. 영화의 말미 등장하는 감정은 광기라 볼 수 있지만, 목숨을 부지하려는 자의 울분이랄까? 젊은 흥선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앞서 많은 작품, 배우들이 흥선 캐릭터를 연기해왔는데. 부담될 수도 있었겠다
- 부담은 잘 덜어버린 것 같다. 흥선이기 전에 인간 이하응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그러기 위해서 저의 인생 경험부터 시작, 숨고 싶고 힘들고 힘든 마음들을 읽으려 했다. 왕족임에도 불구하고 ‘상갓집 개’를 자처할 수밖에 없었던 그. 얼마나 비참하고 굴욕적이었을까 짐작해보기도 했다. 그런 점들을 통해 캐릭터를 구성하게 된 것 같다. 제게 주어진 신을 통해 생각을 담으려 하다 보니 부담감이 생기더라.
젊은 흥선의 모습이 그려진 것은 거의 최초라고 생각된다. 어떤 레퍼런스가 될 수도 있었는데
- 쓸데없이 겸손할 필요는 없지만 잘했다며 큰 뜻으로 과시하고 싶지는 않다. 결과를 통해 해석되고 평가받는 거니까. 레퍼런스나 평가에 대해 미리 생각지 않았다.
배우진이 화려했다. 연기 호흡은 어땠나?
- 매 작품 어마어마한 분들을 만나는 것 같다. 이번 작품은 그 어마어마한 분들의 인간미를 느낄 수 있어서 좋았다. 따듯함을 공유하고 느끼는 점도 비슷해서 몰입하고 나눌 수 있는 부분이 많았다. 어느 촬영장이건 덜그럭거리는 부분이 생기기 마련인데 관계를 통해 잘 맞춰나갈 수 있었다.
극 중 흥선은 사랑하는 사람들을 여러 차례 떠나보낸다. 때마다 변화의 기점이 되었는데
- 그렇다. 속상함과 고뇌를 통해 변하기 시작했다. 그 변화를 스스로 예측하기보다 본능적으로 바뀌었을 것 같다. 개인적으로 흥선의 일대기가 아니라 자세히 다루지 못해 아쉽기도 하다. 자세히 다뤘어도 재밌었을 것 같다.
액션신도 많았다. 말타기는 물론 칼까지 사용해 액션을 펼쳐야 했는데
- 칼을 통한 무술은 늘 해왔다. 액션 트레이너도 따로 있다. 그때그때 해오던 거라 이번 작품을 통해 크게 연마한 건 없다.
액션 연기에 갈증이 있어 보였는데
- 그렇다. 액션을 너무 해보고 싶다. 하하하.
드라마로는 이미 정점을 찍었다. 영화로 따로 목표를 두고 있다거나 지향점이 있다면?
- 연기 경력이 20년쯤 된다. 앞으로도 더 경력이 쌓이게 될 텐데 연기에 대한 책임감을 느끼고 충분히 표현할 수 있게끔 만들고 싶다. 서둘러 찍거나 정신없는 가운데서도 말이다. 최근에는 드라마보다 영화를 더 많이 하고 싶어졌다. 저의 오랜 꿈이기도 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