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계10주기]최진실의 10가지 진실-(2)결혼 인터넷생중계, 50만명 접속

2018-10-02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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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 최준희가 그려 인스타그램에 올린 '조성민-최진실'결혼식 그림.]




1998년 12월 KBS '행복채널'에 출연한 최진실은, 아주 특별한 팬 하나를 만납니다. 일본 프로야구 요미우리 소속 조성민이 그녀의 열광팬이라고 털어놨기에 방송사에서 두 사람의 미팅 자리를 만들었던 겁니다. 그로부터 1년반쯤이 지난 2000년 7월에 최진실은 기자회견을 열어 결혼 발표를 합니다.
초고액 연봉의 해외파 야구선수와 최정상 가도를 달리는 연예인의 만남은 그 자체로도 많은 사람을 놀라게 했지만, 다섯살 차이의 연상녀-연하남 커플이란 점이 당시의 고정관념을 깨는 사건이었죠. 그때까지만 해도 신부가 신랑보다 어려야 한다는 생각이 지배적이었기에, 최진실의 결혼을 파격으로 여기는 시선이 많았습니다. 남의 눈을 의식하지 않는 용기와 소신의 선택이었다는 점에서, 최진실다운 면모가 느껴지기도 합니다. 결혼을 한달 앞둔 11월에 혼인신고부터 했습니다.

2000년 12월5일. '세기의 결혼식'. 최진실의 분장은 '아름다움의 마술사' 조성아(CSA코스믹 대표)가 맡았습니다. 그녀는 한국의 1세대 메이크업아티스트로 김희선, 엄정화, 박지윤, 이정현, 송윤아 등 당대 상위1% 스타들의 이미지 디렉팅을 맡아왔으며 최진실과는 각별한 사이였죠.

결혼식은 인터넷으로 생중계되었습니다. 이 인터넷 방송을 보기 위해 50만명이 동시 접속하는 기록을 세웠죠. '최진실 결혼식'은 한국 인터넷 역사에서도 중요한 기점을 이룹니다. 공영방송이 지배하던 시절에, 인터넷을 통해 동시에 전파된 생생한 콘텐츠는, 미디어 영역에 몸담은 사람들에게 강한 영감을 주었지요.

이날 신부 입장 직전에 한 방송사 리포터가 최진실에게 물었습니다. "기분이 어떠세요?" 웃음을 지은 그녀의 대답은 이랬습니다. "잘 하는 건지 모르겠어요.: 한편 예식 중에 조성민은 최진실을 향해 이렇게 말합니다. "어떠한 시련이 와도 서로 이겨내고 사랑하자." 그들에게 다가올 운명을 알 수 없었던, 행복한 그날의 약속이었죠.

운명이라는 말이 나왔으니 떠오른 것인데...2014년 최진실의 엄마 정옥숙씨가 MBN '최불암의 이야기숲 어울림'에 출연해 두 사람의 결혼 전에 있었던 일을 털어놓았습니다.

"진실이가 방송국에서 조성민을 본 뒤 의남매를 맺었고 서로 집에 드나들면서 급격히 가까워졌죠. 그 뒤 두 사람이 결혼하겠다고 해서...." 정옥숙씨는 북한산의 어떤 스님에게 사주궁합을 보려 갔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 스님 하는 말이 "절대로 결혼하면 안돼. 둘이 너무 안 맞아. 결혼하면, 둘 다 죽어"라고 했다는 겁니다. 스님은 정씨에게 "왜 결혼하려고 하나, 딸은 그냥 만인의 연인의 사는 게 좋을 것"이라고 덧붙였다는데...우리는 이미 그 뒷일을 다 알아버린터라 스님의 예언이 좀 소름끼치지만, 그때 그 말을 들었더라면 그 뒤에 진행된 운명을 과연 피할 수 있었을까 하는 인간적인 아쉬움이 일기도 하는 대목입니다.

2007년 5월 일간스포츠의 '취중토크'에 최진실이 등장했습니다. 취중토크는 인터뷰이와 인터뷰어가 서로 술을 건네며 나누는 대화형 인터뷰. 기자가 이렇게 물었죠.

"과거로 돌아갈 수 있다면 언제로 돌아가고 싶나요?"

이 질문에 최진실의 대답.
 

[2000년 12월 최진실 '세기의 결혼식'.]



"환희 아빠 얘기 안하고 싶은데 자꾸 물어보시네요. 그 사람과 결혼한 건 후회 안해요. 그 사람 만나서 연애하고 임신하고...다 좋았어요. 충분히 행복했어요. 무엇보다 저한테 보석같은 아이들을 줬잖아요. 문제는 좋았던 시간이 너무 짧았다는 거죠. 서로 감당하기 힘든 상대였어요."

이 말을 하던 최진실에게는 1년5개월의 여생이 남아 있었습니다. 최진실 최진영 남매와 절친한 사이였던 가수 임창정은 11집 앨범에 최진실을 추모하는 노래 '혼자가 아닌 걸'을 담았습니다. 노랫말이 가슴을 아리게 합니다.

외롭고 서럽고 슬프고 때론 죽고 싶을 때도 있겠지
잿빛 하늘이 마치 내 모습 같아
웃음을 뺏긴 내 맘이 텅 빈 거리 같아
눈물이 흐를 때도 있겠지 하지만 살아야지 살아야지


<계속> 이상국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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