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 년 사이 방한 관광시장은 큰 시련을 겪었다.
2015년 메르스(MERS, 중동호흡기증후군) 여파로 위축됐던 관광시장을 가까스로 회복하고 나니 2017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를 둘러싼 중국 정부의 한국 여행 금지령 조치로 방한 관광시장은 감당할 수 없을 만큼 크게 위축됐다.
중국 정부의 단체관광 금지령도 부분적으로 해제되며 급감했던 방한 외래객 수는 서서히 회복세로 돌아섰다.
다만 정부 부처와 지역 간 협업 문제는 풀어나가야 할 숙제다.
전문가들은 "관광산업 발전의 저해요인이 되는 정부와 지역의 소통 부재를 하루빨리 해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사드로 위축된 방한 관광시장···관광 수입 5조원 감소
2016년, 1724만명의 외래관광객이 우리나라를 찾았다. 그렇게 승승장구할 것만 같았던 방한 관광시장은 외래관광객 2000만명 돌파를 목전에 두고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라는 악재를 겪으며 크게 좌절했다.
중국 정부가 사드 배치에 대한 보복으로 한국 단체관광 금지령을 내렸고 중국인 관광객 수가 급감하면서 지난해 우리나라를 찾은 외래관광객 수도 1334만명에 그친 것이다.
이로 인해 경제지표 또한 나빠졌다.
한국관광공사 통계에 따르면 이 시기 관광 수입은 대략 5조원 가까이 감소했고 고용유발 효과도 5만8000여명이 감소하는 등 관광산업은 크게 위축됐다.
이에 한국관광공사를 비롯한 관광업계는 위기 타개를 위해 '방한 관광시장 다변화'를 역점 사업으로 추진하는 등 다각도로 노력하고 있다.
◆시장 다변화로 '위기 돌파'
관광공사는 지난해부터 '방한 관광시장 다변화'를 역점 사업으로 추진해왔다. 신규 시장 개척 및 고품격 관광 콘텐츠 개발 등을 통해 '질적 성장'을 이루겠다는 목표다.
우선 일본 10대 여행사와 한국 관광 부활 캠페인을 추진하고 ‘나홀로 여행’, ‘스몰 럭셔리’ 등 개별 여행객을 위한 방한상품을 확대·운영 중이다. 시카고, 댈러스 등 2선 도시의 신규 방한 수요도 집중 발굴했다.
100만명에 육박하는 무슬림 관광객(2017년 기준 86만5910명 방한) 유치를 위해 무슬림 친화 레스토랑을 기존 237개에서 올해 250개로 확대했으며 지역 컨벤션뷰로(행사 유치 기구)와 함께 중대형 MICE 관광객을 활발하게 유치하고 있다.
인도, 몽골 등 신흥시장을 대상으로 한국 관광 홍보 마케팅을 펼치고 한국형 웰니스관광 콘텐츠 및 한국 고유 관광 콘텐츠(공연 관광, 글로벌 전통시장) 확충 등을 위해서도 노력 중이다.
사드 여파로 무너졌던 중국시장 회복에도 힘쓰고 있다.
지역의 특색 있는 관광자원을 활용한 ‘시그니처 루트’를 개발해 개별 관광객 유치를 확대해 나가고 있다. 현재 방한 중국인 관광객 중 개별 관광객의 비중은 93.5%를 차지한다.
올해 8월 말을 기준으로 상하이를 비롯한 중국 화동지역 난징, 쑤저우 등 8개 도시에서 단체관광 신청도 재개되며 우리나라를 찾는 중국인 관광객 수가 점차 증가하는 등 침체를 겪던 중국 시장도 회복세로 돌아섰다.
공사는 한중 양국 업계의 유통채널 재건을 위해 업계와 공동으로 베이징, 상하이 등 주요 단체관광 재개 지역에서 기업 간 거래(B2B) 마트를 추진하는 등 다양한 마케팅을 추진할 예정이다.
이외에 우수상품 공모전을 통한 고급상품 개발 활성화를 기하고 단체관광 상품들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해서 고질적인 중국의 저가 단체관광 체질 개선을 위해서도 노력 중이다.
◆정부·지자체 간 협력시스템 구축 필요
하지만 정부 부처와 지역 간의 협업은 여전히 '미흡'하다. 단적으로 서울과 지역간 인프라 격차로 인한 방한 관광객 편중 현상은 정부와 지자체의 협력 부족을 방증한다.
정부에서도 문제의 심각성은 인지하고 있다. 이에 두 차례에 걸쳐 열린 국가관광전략회의에서도 '정부와 지역 간 협업'은 지속 강조해왔고 정부, 지역, 민간이 모두 ‘지역 상생’을 외치고는 있지만 당장 원하는 만큼의 개선은 불가능하다.
지난 5월 취임한 안영배 한국관광공사 사장 역시 중앙 정부와 지자체, 민간의 협력 필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안 사장은 "서울에 집중된 방한 외래관광객을 지방으로 분산시키기 위해선 교통, 숙박, 안내 등 인프라가 전반적으로 개선돼야 한다"며 "그러기 위해선 부처와 해당 지자체, 민간 업계의 협업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관광업계 전문가들 역시 중앙과 지역, 산업이 협력할 때 관광이 발전할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업계 한 전문가는 "관광은 대표적인 융복합 산업이자 4차산업의 핵심인 만큼 부처간, 산업간, 지역간 협력과 상생은 필수적"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