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많은 나라의 지지 속에 전쟁의 망령을 대담하고 새로운 평화의 추구로 대체하기 위해 북한과 대화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가진 유엔총회 중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용기와 과감한 조치에 감사한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전한 새 대북 메시지는 1년 전과 180도 바뀌었다. 대립과 파괴, 전쟁이 아닌 대화, 평화, 감사, 희망 등에 방점을 찍었다.
그는 지난 6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북·미 정상회담 이후 고무적인 조치들이 취해졌다며, 얼마 전까지만 해도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던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북한의 미사일·로켓 발사 및 핵실험 중단, 일부 군시설 해체, 북한 억류 미국인 귀환, 미군 유해 송환 등의 조치를 거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대북 정책 성과와 관련해 문재인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아베 신조 일본 총리에게도 감사의 뜻을 전했다. 그는 다만 북한의 비핵화가 이행될 때까지 제재를 유지한다는 방침도 거듭 확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경제·안보 전반에 대해서는 1년 전 첫 유엔총회 연설 때처럼 전매특허인 '미국 우선주의'를 전면에 내세웠다. 그는 "우리는 세계화라는 이데올로기를 거부하고, 애국주의라는 원칙을 환영한다"고 강조했다.
CNN은 다른 나라들이 트럼프의 지난해 유엔총회 연설 때와 마찬가지로 미국 우선주의 메시지에 공감하지 못했다며, 트럼프의 연설이 한 번도 박수갈채로 끊기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경제와 관련해서는 무역전쟁 상대국인 중국, 안보와 관련해서는 이란을 드러내놓고 문제삼았다.
그는 미국이 지난 수십 년 동안 전례없는 수준으로 경제를 개방했지만 일부 국가들이 덤핑, 보조금, 심지어 환율 조작으로 미국의 개방을 악용해 자신들의 이익을 취했다고 비판했다. 특히 중국을 특정해 불공정 무역관행과 미국 지식재산권 침해 문제 등을 제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이런 맥락 속에 잘못되고 불공정한 무역협정을 개정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 멕시코와 새 무역협정을 타결짓고, 전날 문 대통령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협정안에 최종 서명한 것을 성과로 들었다. 트럼프는 "이것은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며 "전 세계 무역체제가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중국이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한 이후 미국에서 약 6만 개의 공장이 사라지고, 13조 달러에 이르는 무역적자를 봤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런 시대는 이제 끝났다"며 "우리는 더 이상 이런 일을 그냥 보고만 있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중국에 추가 폭탄관세 조치를 취한 것도 더 이상 참을 수 없었기 때문이라며, 국가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삼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중 무역전쟁에서 물러서지 않겠다는 말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이란 강경론도 고수했다. 그는 미국의 대이란 제재 재개를 정당화하며 '독재정권' 이란을 고립시키기 위한 각국의 협력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