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무부가 20일(현지시간) 북한이 영변 핵 시설 영구 폐기 등의 조건으로 미국에 '상응 조치'를 요구한데 대해 "비핵화가 먼저"라는 입장을 확인했다.
헤더 나워트 대변인은 이날 국무부 정례 브리핑에서 "비핵화 없이는 어떤 것도 일어날 수 없다. 비핵화가 가장 먼저 나와야 한다"면서 '비핵화 우선 원칙을 거듭 밝혔다고 ABC뉴스 등 외신이 보도했다.
다만 나워트 대변인은 남북정상회담 결과에 대해 "싱가포르 북미 공동성명에서 합의된 요소들이 재확인된 것, 그리고 김 위원장이 공언한 대로 핵 시설들에 대한 폐기를 완료하겠다고 결단한 것에 대해 환영한다"며 "이 모든 것을 진전으로 인식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남북정상회담 결과가 실질적 비핵화 조치의 관점에서 미흡한 것 아니냐는 지적에는 당사국들이 "마주 대화하는 것은 올바른 방향에서 이뤄지는 조치"라며 "정기적인 대화를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나워트 대변인은 이와 함께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19일 성명에 포함된 '미국과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단의 참관'이라는 부분은 남북미 3자 간 "공유된 인식"이라고 밝혔다. 이 내용은 남북 정상의 '평양 공동선언'에는 명시되지 않았으나, 19일 폼페이오 장관의 성명은 "우리는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미국과 IAEA 사찰단의 참관 아래 영변의 모든 시설을 영구히 해체하는 것을 포함,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싱가포르 공동성명을 재확인한 것을 환영한다"고 밝히고 있다.
나워트 대변인은 이에 대해 "핵 폐기 관련 상황에서 IAEA가 그 일원으로 참여한다는 건 예상되는 일"이라며 "미국과 IAEA 사찰단의 참관은 통상적으로 이뤄지는 일의 과정"이며 남북미 3자 간 공유된 사항이라고 말했다.
폼페이오 장관이 다음 주 뉴욕에서 리용호 북한 외무상을 만나게 될 경우 북한의 핵 시설에 대한 리스트를 제출받기를 원하냐는 질문에는 "우선 남북정상회담의 상세한 내용을 파악하는 것이 첫 번째 단계"라고 답하면서 내주 엔총회 기간 이뤄질 한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자세한 설명을 듣게 될 것으로 나워트 대변인은 기대했다.
이어 대변인은 폼페이오 장관이 전날 밝힌 오스트리아 빈에서의 북미 비핵화 협상 개최 시기와 관련해서는 구체적으로 스케쥴을 가지고 있는 게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