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인민은행이 돈을 풀고 있다.
중국 통화 당국인 인민은행이 17일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 1년물을 통해 2650억 위안(약 43조3566억 원)을 공급한다고 밝혔다고 21세기경제보도가 18일 보도했다. 금리는 이전과 동일한 3.3%다.
최근 유동성도 상대적으로 충분한 상황이었다는 점에서 상당수의 시장 전문가들이 "예상하지 못했던 조치"라고 평가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이번 조치로 9월 들어 2650억 위안이 순공급된 셈이다. 인민은행은 단기적으로는 유동성 고삐를 조이는 동시에 중·장기적으로는 유동성이 '충족한' 상태를 원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인민은행은 지난달 22일부터 11일까지 무려 15거래일 연속 역환매조건부채권(역RP) 발행을 중단한 바 있다. 반면 지금까지 누적 MLF 잔액은 총 5조3850억 위안으로 역대 최고치다.
소비세, 부가가치세 등 납기일 도래에 따른 시중 자금 감소를 고려한 조치라는 게 시장 전문가 상당수의 의견이다. 이 외에 9월 중·하순에 유동성 감소를 초래할 요인이 다수라는 것도 배경이라고 신문은 분석했다.
일단 지방채 발행을 꼽았다. 이번주 발행된 지방채만 3789억 위안으로 지방 재정은 늘겠지만 시중 유동성 감소를 초래할 수 있다는 것.
또, 오는 26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도 유동성 감소 압력을 높이고 있다. 기준금리 인상은 달러 강세를 유발하고 이는 외화 유출로 이어질 수 있다. 실제로 두 달 연속 증가세를 보였던 중국 외환보유액은 지난 7월 소폭 감소했다.
21세기경제보도는 금융 전문가 발언을 인용해 "인민은행이 단기 유동성은 줄이고 장기 유동성을 확대하는 것은 지방채 발행에 따른 변화를 조정해 균형을 잡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효과에 대해서는 의구심을 보였다. 해당 전문가는 "시중 유동성을 확대하는 것이 기업 등의 자금조달을 촉진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지적했다. 조달 수단이 부족하고 문턱이 높은 상황에서 시장에 돈이 많다고 기업의 자금난을 해결하기는 어렵다는 의미다.
최근 중국에서 기업 채권 디폴트(채무불이행) 소식이 잇따르면서 인민은행은 맞춤형 지급준비율(지준율) 인하 등 통화완화로 중소기업의 숨통을 틔우고 경기 안정을 유지하는데 주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