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우 포스코 회장이 대북 사업 관련 태스크포스(TF)를 마련하고, 주도적인 역할에 나섰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정우 회장은 18일부터 20일까지 북한 평양에서 열리는 '제3차 남북정상회담' 수행원에 이름을 올렸다.
최 회장도 각별한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 7월 말 선임된 이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그는 "이번에 남북관계가 좋아지면 아마 포스코그룹이 가장 실수요자가 아닐까 생각한다"며 "포스코가 필요로 하는 철광석 및 원료탄, 포스코켐텍이 전량 수입에 의존하는 마그네사이트, 음극재를 만들 수 있는 천연흑연 등이 북한에 많이 내장돼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북한에 여러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은 포스코건설이 할 수도 있다"며 "북한에서 철강이 필요하면 제철소 혁신이나 철강업 투자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막대한 원재료가 매장돼 있고 인프라 투자 여력이 큰 북한을 통해 수익을 극대화하는 한편, 한민족 번영을 돕는 '윈윈 전략'을 펼치겠다는 얘기다.
그는 본사가 위치한 포항제철소로 내려가서도 "대북사업에 대해선 정부의 정책과 국제 정세에 맞춰 단계적으로 접근할 것"이라며 "장기적으로는 인프라 구축, 철강산업 재건에 적극적인 역할을 하겠다"고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포스코는 이미 대북사업을 적극 검토해 진행한 경력이 있다. '나진·하산 프로젝트'가 대표적이다. 2013년 당시 포스코는 현대상선, 코레일과 컨소시엄을 꾸려 나진항 제3부두에서 러시아 국경도시 하산까지 철도 54㎞를 개·보수하는 작업에 들어갔으나, 남북관계 악화로 좌초된 바 있다. 다만 이 사업은 현재 재검토되고 있다.
포스코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다른 부문에서도 경협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 포스코건설은 이미 사업본부별로 북한 시장 파악에 나섰고, 석탄화학 및 탄소소재 전문기업인 포스코켐텍은 지난 5월부터 현지 광물자원 사전조사 및 마스터플랜 수립을 진행 중이다.
최 회장은 포스코켐텍이 이런 전략을 마련할 때 사장을 역임했다. 현재 포스코켐텍은 지난 2007년 노무현 정부 당시 추진된 단천지역 자원개발사업 참여 재개를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이유로 최 회장이 이끄는 포스코그룹이 대북사업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는 청와대도 바라는 점이다. 한 청와대 관계자는 "포스코는 대북사업 기업들 가운데 가장 핵심이다"며 "계열사들을 통해 이뤄낼 수 있는 사업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최정우 회장은 이날 출근길에 기자들을 만나 방북 관련 계획에 대해 "북한 가서 잘 보고 오겠다"며 "특히 우리와 어떤 차이가 있는지 비교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포스코 관계자는 "남북 경협과 관련해 아직 구체적으로 나온 얘기들은 없다"면서도 "기회가 되면 적극 나서겠다는 것이 그룹의 방침"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