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아파트 건설원가 공개 다음 타깃은… 서울시 SH공사 유력

2018-09-16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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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곡지구 '뜨거운 감자' 이외 공동주택사업 망라될 듯

[2017년 말 현재 서울 강서구 마곡동 '마곡지구' 전경]

경기도에서 불기 시작한 '아파트 건설원가 공개' 바람이 서울시로 빠르게 확산되는 양상이다. 대상은 시 산하 서울주택도시(SH)공사로 사실상 확정됐으며, 공개내용으로는 마곡·문정 도시개발사업 및 항동·고덕강일이 포함된 공동주택 분야 등 그간 진행한 전체 지구를 망라할 전망이다.

16일 SH공사 등에 따르면 이달 초부터 '공공건설공사 원가 공개'와 관련해 상급기관인 서울시 측과 공개의 범위, 시기 등을 놓고서 협의 중이다. 조만간 현행 12개로 규정된 분양가격 공시 정보를 총 61개로 5개 가량 늘려 세분화하는 방안을 공개할 방침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인근 지자체가 집값 폭등 등의 원인으로 검증되지 않은 아파트 공사비를 지목했고 뒤이어 전격 공개했다. 여기에 정치권은 물론이고 사회 전반으로 여론이 거센 상황"이라며 "시 역시 예외일 수 없으므로 SH공사와 수차례 조율을 거쳐 협의가 거의 마무리됐다"고 전했다.

서울시와 SH공사가 3선 고지를 밟은 박원순 시장이 현정부의 부동산 억제 기조에 동참하는 차원에서도 선제적인 대응이 유리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더불어 서울시가 전국 지자체의 맏형으로 관망하는 건 적절치 않다는 목소리도 있다.

SH공사에서 공개를 준비 중인 분양가 세부 내역은 모두 61개다. 2012년 3월 MB정부 당시 현 기준으로 축소시킨 것을, 2007년 9월 참여정부 때로 늘리는 것이다. 동일한 내용으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 중인 '주택법' 개정안과도 일맥상통한다. 국토교통부 역시 법안 취지에 공감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현재 택지비(3개), 공사비(5개), 간접비(3개), 기타비용(1개) 등 4개 항목의 12개를 더욱 구체화해 공사비 항목은 토공사, 흙막이공사 등 13개로 늘어난다. 또 공사비 내에서도 건축 23개, 기계설비 9개로 증가한다. 이외 택지비와 간접비는 각각 4개, 6개로 많아진다.

부동산시장은 이로 인한 파급력에 주목하고 있다. SH공사가 벌인 사업지구가 적지 않고, 택지 조성부터 주택(분양·임대)업무까지 폭넓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강남구 세곡2(77만1174㎡)·서초구 내곡(81만1615㎡)·구로구 항동(66만2525㎡) 공공주택 사업이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마곡지구는 가장 '뜨거운 감자'로 꼽힌다. 과거 논, 밭이던 강서구 마곡동 일원 366만6000㎡ 규모를 아파트와 신산업단지로 탈바꿈시켰다. 이곳에 단계별로 주택(분양 5911가구, 임대 5910가구) 1만1821가구를 공급했다. 이 과정에서 2000억~3000억원 수익을 올렸다는 게 SH공사 입장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SH공사가 3조원 가까이 잇속을 챙긴 것으로 평가한다. 한 시민단체는 원가보다 훨씬 높은 가격으로 아파트를 팔아 약 4500억원을 비롯해 이외 상업업무, 지원시설 등에서 막대한 차익을 남겼다고 추산하기도 했다. 분양원가를 공개할 의무가 없는 법의 허점 탓이라고 꼬집었다.  

SH공사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경기도시공사 사례에 근거해 사업지구 및 분양을 완료한 주요 아파트를 분석하고 있다"면서 "서울시 담당부서와도 의견 조율이 이뤄졌으며 곧 확정 내용을 공식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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