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경상수지가 흑자를 기록한 가운데 규모는 10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수출 증가와 글로벌 교역 회복세 등이 이유다.
6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7월 경상수지는 87억6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하며 77개월 연속 흑자행진을 이어갔다. 흑자 규모도 지난해 9월(122억9000만달러) 이후 가장 컸다.
특히 7월 수출은 전년동기대비 6.2% 증가한 518억500만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작년 9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중국, 중남미, 중동 등을 중심으로 수출이 증가했다. 품목별로는 반도체와 석유제품, 철강제품의 수출이 증가한 반면 선박과 가전제품 등은 감소했다.
7월 수입은 전년동기대비 16.4% 증가한 449억4000만달러를 기록했다. 품목별로는 원자재, 자본재 및 소비재 수입이 각각 31.8%, 1.0%, 8.1% 증가했다.
서비스수지 적자규모는 31억2000만달러로 전년동월 32억9000만달러 대비 적자폭이 감소했다. 여행수지가 작년 같은기간 17억9000만달러 적자에서 14억8000만달러 적자로 개선된 영향이 컸다.
노충식 한국은행 금융통계부장은 “출국자 수 증가세가 둔화하고 중국과 일본 등 입국자 수가 1년 전보다 크게 늘었다”며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조치에 따른 기저효과, 대북 리스크 완화에 따라 중국·일본 입국자 수가 늘었다”고 설명했다.
본원소득수지는 12억2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고, 이전소득수지는 7억7000만달러 적자를 봤다.
자본의 유출입을 나타내는 금융계정 순자산(자산-부채)은 104억6000만달러가 늘었다. 내국인의 해외투자가 26억7000만달러 늘었고, 외국인의 국내투자도 4억1000만달러 증가했다.
증권투자에선 내국인 해외투자와 외국인 국내투자가 각각 15억2000만달러, 47억3000만달러 증가했다.
파생금융상품은 10억9000만달러 늘었다. 외환보유액에서 환율 등 비거래요인을 제거한 준비자산은 14억9000만달러 증가했다.
노충식 부장은 “미중 무역분쟁에 따른 투자 심리 약화로 외국인 주식투자는 감소세를 지속했다”면서 “다른 신흥국보다 양호한 국가신용등급, 넉넉한 외환보유액 때문에 외국인 채권투자는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