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국 증시 약세장 진입.."위기 전염에 주목"

2018-09-06 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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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SE 신흥국 지수, 1월 고점 대비 20% 이상 떨어져

[사진=연합/로이터]


최근 터키와 아르헨티나를 중심으로 시작된 신흥국 위기감이 증폭되면서 신흥국 증시가 최근 고점 대비 20% 떨어지는 약세장(베어마켓)에 진입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신흥국 800대 기업으로 구성된 FTSE 이머징 지수는 5일(현지시간) 1.7% 하락하면서 6거래일 연속 떨어졌다. 2017년 7월 이후 최저치이자 1월 기록한 고점 대비 20% 이상 하락한 것이다. MSCI 이머징마켓 지수 역시 1월 고점 대비 19.7% 떨어지면서 약세장 진입이 임박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전문가들은 현재의 신흥국 불안이 일시적 현상에 그칠 것인지 전방위로 확산될 것인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스테이트 스트리트 글로벌 마켓츠의 드위포 에반스 애널리스트는 “투자자들은 이제 나라별 문제 보다는 경제가 취약한 나라들로의 전염을 주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신흥국 위기의 전염 신호는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인도네시아 루피아화 가치는 1998년 아시아 금융위기 이후 최저치까지 떨어지면서 5일 증시가 4% 가까이 급락했다. 인도네시아 당국은 환율 방어를 위해 5일 일부 제품의 수입 관세를 최대 네 배 올리는 비상조치를 내놓기도 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은 2009년 글로벌 경제위기 이후 9년 만에 다시 경기 침체에 빠지면서 랜드화 가치가 2016년 초 이후 최저로 추락했다. 

​핌코의 진 프리다 전략가는 “지금까지는 개별적인 쇼크였다면 이제는 전반적인 매도세로 전환되고 있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중남미 지역의 급격한 자본이탈도 보고됐다. 외신들은 국제금융협회(IIF) 보고서를 인용해 지난 8월 한 달 동안 중남미에서 31억 달러(약 3조4800억원)의 외국 자본이 유출됐다고 보도했다. 아르헨티나 금융위기와 중남미 최대 경제국 브라질의 정치적 불확실성에 투심도 악화됐다는 분석이다.

특히 미국 연준의 긴축정책은 신흥국 자산 가치를 더욱 짓누르고 있다. 연준은 오는 25~26일 열리는 정례회의에서 올해 들어 세 번째로 금리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보인다. 연방기금금리(FF) 선물 시장은 이달 금리인상 가능성을 99%로 반영하며 기정사실화 하고 있다.

미국이 주요 무역상대국을 대상으로 벌이는 무역전쟁도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을 높이는 요인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르면 이번 주에 중국산 수입품 2000억 달러어치에 관세 부과를 발표할 가능성도 있다. 그는 이날 백악관에서 “중국이 선호하는 거래에 합의할 준비가 안 돼 있다”면서 강경 입장을 재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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