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 페소화가 29일(이하 현지시간) 7.62%나 급락했다. 이날 아르헨티나 중앙은행이 환율 안정을 위해 보유외환을 내다파는 시장 개입을 단행했지만, 페소화는 사상 최저인 달러당 32.40페소까지 떨어졌다.
2015년 말 통화가치 평가절하 이후 하루 기준으로 가장 큰 낙폭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전했다.
마우리시오 마크리 아르헨티나 대통령은 이날 텔레비전 연설을 통해 "아르헨티나는 내년 금융 프로그램 준수를 위해 필요한 모든 자금을 국제통화기금(IMF)으로부터 조기에 지원받기로 했다"고 밝혔다. 아르헨티나는 지난 6월 IMF와 500억 달러(약 55조 5700억원)를 '대기성 차관' 방식으로 지원받기로 합의했으며, 그중 150억 달러를 즉시 지원받은 바 있다. 남은 350억 달러는 분기별 검토를 통해 지급 여부가 결정될 예정이었다.
마크리 대통령은 IMF에 조기지원을 요청한 것은 국제적 상황 악화로 일어날 수 있는 불확실성을 제거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시장의 환율과 채권 가격은 오히려 요동쳤다. 이번 마크리 대통령의 발언이 시장의 불안을 더 키웠다는 부정적 의견도 있다고 FT는 지적했다.
이날 아르헨티나의 10년물 국채의 이율은 40bp 상승하면서 10%를 다시 넘어섰다. 올해 들어 페소화는 45%가 하락하면서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중앙은행은 기준금리를 5% 포인트 올리면서 진화에 나섰지만, 하락을 막기는 역부족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