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간)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개정에 합의한 뒤 엔리케 페냐 니에토 멕시코 대통령과 전화통화에서 “다른 나라와도 협상을 하고 있는데 중국이 그 중 한 곳으로 중국은 대화를 원하고 있지만 솔직히 말하면 적절한 시점이 아니다”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4일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 취소 결정을 공개하면서 중국이 무역분쟁으로 북한 비핵화 과정에서 지원하지 않고 있다며 중국과 무역 관계가 해결돼 폼페이오 장관이 북한에 조만간 가기를 바란다고 했었다. 북미협상을 미중무역분쟁과 연계하면서 무역분쟁이 해결돼야 북한과 비핵화 협상에 나설 수 있다고 중국에 압력을 넣은 것이다.
북미협상과 미중무역전쟁을 연계하고는 현재는 중국과 대화할 시점이 아니라고 트럼프 대통령이 밝히면서 당분간 중국, 북한과 모두 교착 상태가 지속될 것이라는 것을 시사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협상을 미중무역분쟁과 연계한 것 자체가 북미협상의 우선 순위가 밀렸기 때문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그동안에는 북핵 문제 해결의 성과를 기대하고 최우선 순위에 두고 집중해 왔으나 북한이 비핵화 조치에 나서지 않으면서 정책에서 후순위로 밀린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된다. 트럼프 대통령의 미중무역분쟁에 대응하는 강경책에 북미협상 역시 복잡하고 어려워지게 됐다는 전망이다.
내달로 예정돼 있는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의 방북, 문재인 대통령의 북한 방문이 이어지면서 북미협상이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예상도 북미 관계가 교착 상태에 빠지면서 불투명해 졌다.
북미협상과 미중 무역분쟁을 연계한 트럼프의 언급에 대한 비판도 나오고 있다. 북핵협상 과정에서 기존과 같이 중국과의 협력을 통해 대북 압박을 지속적으로 가해야 할 시점에서 중국을 적대적으로 모는 것이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전 국무부 당국자인 YJ 피셔는 CNN 기고에서 "미중무역전쟁이 북한 비핵화 노력을 훼손하고 있다"며 중국과의 관계 악화가 북한 비핵화 협력에 대한 기대를 더 낮출 수밖에 없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