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기다리는 롯데 “중기와 상생 최우선”

2018-08-28 0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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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정부 국정과제 맞춘 획기적 제도…辛 항소심 선처 기대

롯데는 27일 서울 구로구 대·중소기업·농어업협력재단과 기업 간 대금결제 환경 개선을 위한 상생결제 도입·확산 협약식을 가졌다. 협약식에 참석한 오성엽 롯데지주 커뮤니케이션실 부사장(왼쪽에서 다섯번째), 김형호 대·중소기업·농어업협력재단 사무총장(왼쪽에서 네번째) 및 관련 담당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롯데 제공]


국정농단 사건에 연루, 구속수감 된 신동빈 롯데 회장을 구명하기 위한 그룹 수뇌부의 행보가 ‘대-중소기업 상생’에 방점을 찍었다.

최근 박근혜 전 대통령의 항소심에서 롯데의 뇌물 혐의가 재차 유죄로 인정된 터라, 향후 신 회장의 항소심 결과는 어둡다. 이에 롯데는 최근 그룹 전 계열사를 동원해 중기 상생, 일자리 창출, 사회공헌 등 재계 5위 재벌그룹의 소명을 다하는 행보로 항소심 재판부의 선처를 기대하는 모습이다.
특히 롯데가 27일 발표한 전 계열사의 상생결제 제도 도입은 문재인 정부가 지난해 7월 발표한 100대 국정과제 중 ‘대·중소기업 상생 협력’ 확산에 고삐를 당기는 제도가 될 전망이다.

상생결제는 대기업이 상환청구권이 없는 채권을 발행하고, 조기 현금화를 원하는 1차 이하 모든 협력사들이 대기업 수준의 낮은 할인율로 납품대금을 조기에 현금화할 수 있는 제도다. 현금유동성 및 대금지급 안정성 확대 측면에서 중소기업의 결제환경을 개선할 수 있는 획기적인 제도로 평가받는다.

그동안 대기업 의존도가 높은 산업구조에서 대-중소기업은 결제대금을 철저히 갑-을 관계를 유지했고, 이익 양극화도 야기했다. 이는 그동안 만연했던 ‘어음결제’ 방식이 위험성이 컸기 때문이다. 부도위험, 어음 할인비용, 대금 수취기일 등 어음결제 문제가 지속되자, 정부는 2020년까지 폐지를 공언한 상태다.

어음결제의 대안으로 2015년 4월 도입된 상생결제 누적 운영액은 총 246조3313억원 수준에 이른다. 현재 대기업과 공공기관 등 334곳, 16만4663개 거래기업이 운용하고 있다. 그동안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LG전자, GS리테일, SK하이닉스 등 개별 대기업이 다수 참여했지만, 이번 롯데처럼 전 계열사가 동시에 운용키로 한 것은 처음이다.

롯데가 상생결제에 적극적인 것은 다음 달 21일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촉진에 관한 법률(상생협력법)’ 일부개정안 시행을 감안했기 때문이다. 상생협력법 개정안이 시행되면, 그동안 대기업-1차협력사에서 2·3차 협력업체로도 상생결제가 확대되고 현금회수 보장, 부도예방 효과도 커질 전망이다. 또 정부는 상생결제 확대 기업에게 포상과 세제 지원도 확대할 방침이다.

특히 이번 롯데의 상생결제 확대는 신동빈 회장의 구명에도 유리할 것으로 그룹 수뇌부가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롯데는 2018 평창동계올림픽 등에 대대적 후원을 했음에도, 신 회장은 1심에서 2년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6개월 넘게 영어의 몸으로 있다. 

신 회장의 구속수감 이후 롯데 내부에서는 스포츠지원, 사회공헌 보다는 문재인 정부의 최대 국정과제인 일자리 창출과 대-중기 상생 지원을 늘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꾸준히 제기돼왔다. 

롯데 내부사정에 밝은 재계 관계자는 “박 전 대통령이 항소심에서 중형을 선고받고 롯데의 뇌물 혐의도 거듭 인정된 상태”라면서 “대법원 선고를 앞둔 이재용 삼성 회장도 최근 고용 창출, 중기 상생에 역점을 두는 터라, 롯데도 그와 비슷한 지원을 확대할 것이고 이번 전 계열사의 상생결제 도입도 그런 맥락이 아닐까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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