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을 대표하는 IT 공룡 BAT(바이두·알리바바·텐센트)와 중국 2위의 전자상거래업체인 징둥닷컴까지 4대 IT 업체가 펀드 시장에서도 격돌하고 있다.
최근 바이두 산하 자산관리업체가 펀드판매 자격을 취득하면서 온라인 금융시장 선점을 위해 분주한 이들 4개업체의 펀드 시장 경쟁도 본격화하는 양상이라고 중국증권보가 24일 보도했다.
베이징 증권감독관리위원회(증감회)는 지난주 홈페이지를 통해 '베이징 바이두바이잉(百度百盈)과기유한공사 뮤추얼 펀드 판매자격 승인에 관한 답변'을 통해 바이두바이잉의 제3자펀드 판매를 허가했다. 관련 법규에 따라 바이두바이잉은 6개월 내 준비작업을 마치고 실전에 착수할 예정이다.
한발 앞서 시장에 출사표를 던진 알리바바와 텐센트, 징둥은 각기 다른 방식으로 시장 선점에 도전하고 있다. 알리바바의 금융 관계사인 마이진푸(앤트파이낸셜)의 자산관리 서비스인 마이차이푸(螞蟻財富)는 '플랫폼+자체운용' 모델로 승부한다. 2015년 등장한 마이차이푸는 현재 4000여개 공모펀드 상품을 만날 수 있는 거대 펀드 플랫폼이다.
자체운용은 각 펀드사가 자신의 계정을 이용해 직접 고객을 상담하고 펀드 상품을 홍보·판매하는 방식이다. 마이차이푸는 거래상의 특징, 리스크 선호도 등 축적된 데이터를 제공하고 홍보와 판매, 트래픽 등과 관련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고객에게 '좋은 펀드'도 추천한다. 마이차이푸는 올해 증권업계 전문가연맹 등 다양한 단체와 손을 잡고 '좋은 펀드 작업실'을 설립했다. 펀드사가 스스로 오래 인기를 누리고 호평을 받은 펀드를 추천하도록 하고 또 전문가와 심사위원단이 선정한 펀드를 모아 '추천펀드' 리스트를 제공한다.
텐센트 산하의 온라인 자산관리서비스인 리차이퉁(理財通)은 중국 최대, 최강의 SNS를 이용한 '플랫폼+엄격한 선별'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올 초 제3자 펀드판매 자격을 얻은 리차이퉁의 최근 보유액은 4800억 위안이 넘고 이용 고객도 1억5000만명이 넘는다. 이렇게 빠른 성장이 가능했던 것은 위챗(중국판 카카오톡) 등 SNS와의 연계와 입소문을 탄 좋은 상품을 제대로 골라 선보였기 때문이라고 신문은 분석했다.
징둥 산하 징둥금융이 내놓은 금융기관 자체 운영 플랫폼인 징둥싱자(京東行家)는 'B2B2C' 전략을 바탕으로 움직이고 있다. 징둥싱자는 빅데이터, 클라우드 컴퓨팅, 머신러닝과 AI 등 첨단 기술을 이용해 가입 기업에 운영 서비스, 고객자원 및 트래픽 관리, 빅데이터, 연구·개발 지원 등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들 4대 업체의 행보에서 엿보이듯 최근 중국 펀드시장 경쟁은 치열해지는 양상이다. 금융 레버리지 축소를 강조하면서 감독 당국이 한층 문턱을 높인데다가 진입 기업 수는 늘어난 영향이다. 증감회 통계에 따르면 현재 중국의 제3자 펀드판매 업체는 총 108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