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유튜브와 '1인 크리에이터'로 부자 되기

2018-08-28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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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오 성장기업부 부장]


개천에서 용 나기 힘든 시대라지만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활용해 부와 명성을 쌓은 주인공들이 국내에서 속속 등장하면서 최근 전업 '크리에이터'로 직업을 바꾸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크리에이터는 유튜브 등 동영상 사이트에서 1인 미디어를 만드는 사람이다. 영상 조회 수가 일정 수준을 넘으면 광고 수익을 받을 수 있다. 업계 최고 크리에이터 평균 연봉이 10억원을 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실제로 1세대 스타 유튜버 '대도서관'의 경우 1년에 유튜브로 버는 수익이 17억원에 달하며, 유튜브 게임 채널 최초로 구독자 200만명을 돌파한 '도티'는 운영 1년 만에 대기업 임원 이상 연봉을 벌었다고 밝혀 주목을 받았다.
특히 초등학생의 장래희망 1위가 '연예인'에서 크리에이터로 바뀔 만큼 일부 크리에이터들은 문화 메신저를 넘어 새로운 문화권력으로서의 가능성까지 보여주고 있다. 이들은 단순한 재미와 흥미를 넘어 다양한 콘텐츠로 콘텐츠산업은 물론, 사회적인 영향력까지 행사하고 있는 추세다. 신개념 먹방으로 인기를 끄는 크리에이터 ‘밴쯔’는 지상파나 종편에 진출해 연예인보다 더 유명한 연예인으로 등극했다. 이들은 동영상 플랫폼을 통해 쌓은 인지도로 본인의 브랜드를 낸 사업가가 되거나 해외 진출, TV쇼 론칭 등 제2의 인생을 모색하고 있다.

유튜브 주력 소비층으로 부상한 초등학생들은 요즘 검색도 유튜브로 한다. 아침에 눈을 떠 스마트폰을 손에 쥐면 유튜브부터 접속해 자신이 좋아하는 크리에이터의 영상을 보고, 궁금한 게 생기면 유튜브에서 검색해 찾아보는 식이다. 어린 딸아이가 '액괴(액체 괴물) 만들기' 동영상을 유튜브에 올려 놓고는 조회수 3200건을 돌파했다고 세상을 다 가진 듯 기뻐하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 이들은 말을 배우기 전부터 동영상을 보며 자란 세대답게 텍스트 기반의 포털사이트 네이버, 다음이나 페이스북, 트위터보다 유튜브를 더 선호한다. 앱 분석업체 와이즈앱의 2017년 11월 조사에 따르면 10대의 유튜브 사용 시간은 1억2900만 시간으로 집계됐다. 이는 10대들이 네이버, 카카오톡, 페이스북을 사용하는 시간을 모두 합친 것보다 훨씬 많은 시간이다.

유튜브는 더 이상 젊은 세대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와이즈앱에 따르면 지난 4월 기준 50대 이상의 유튜브 총 사용시간은 51억분에 달했다. 이는 10대(76억분), 20대(53억분)의 사용시간보다 적지만 30대(42억분), 40대(38억분)보다는 많은 수치다. 온라인 기반 시장 조사기관인 오픈서베이가 실시한 소셜미디어 이용 관련 설문조사에서도 유튜브는 40·50대가 가장 많이 사용하는 소셜미디어로 나타났다.

유튜브를 음원사이트처럼 이용하는 중장년층도 많다. 지난 3월 한국인터넷기업협회가 15세 이상 1000명의 시민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50대의 57.5%가 ‘음악을 유튜브로 듣는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 연령대에서 가장 높은 수치로, 40대(51.1%), 15~18세(47,5%), 30대(34.4%), 20대(27.8%)가 뒤를 이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네이버와 카카오는 자체적인 영상 제작 역량 키우기에 골몰하고 있다. 국내 일반인 이용자들만으로는 글로벌 서비스를 제공하는 유튜브를 넘어서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구글은 2006년 유튜브를 약 1조6500억원에 인수했다. 당시에는 과도한 몸값이라는 비판적인 목소리가 컸지만 12년이 지난 지금은 오히려 '신의 한 수'였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유튜브의 압도적인 힘은 어디서 나올까? 유튜브의 로버트 킨슬 최고비즈니스책임자(CBO)는 저서 '유튜브 레볼루션' 에서 다음과 같이 말한다. 

"조회 수는 유튜브라는 플랫폼이 지닌 특별함에 오히려 방해가 되는 장치라 할 수 있다. 조회 수 시스템 탓에 유튜브에서 중요한 것은 많은 사람이 시청한 동영상이라는 인식이 생겨난다. 그러나 온라인 영상의 진정한 힘은 누군가가 단순히 시청하는 데서 나오는 것이 아니다. 해당 크리에이터의 다른 영상도 보고, ‘좋아요’ 버튼을 누르고, 의미 있는 코멘트를 남기고, 앞으로 업로드될 영상을 놓치지 않기 위해 구독을 선택하고, 관련 캐릭터의 셔츠를 사거나 팬미팅에 참여하고, 더 나아가 시청자에 머물지 않고 자신만의 영상을 제작하는 데서 나온다."

말 그대로 유튜버 전성시대가 열린 것이다. 포털이 수많은 블로거와 결합해 롱테일의 소셜미디어를 만들었듯이 유튜브는 MCN(Multi Channel Network·다중채널 네트워크) 플랫폼과 수많은 1인 유튜버들의 개방생태계를 형성하고 있다. 정부가 MCN 산업과 크리에이터를 육성해야 하는 이유다. 정부가 창업환경에 있어 보다 열위에 놓여 있는 크리에이터들에 대한 별도의 지원 프로그램을 시급히 보완할 필요가 있다.

무궁무진한 콘텐츠 플랫폼에서의 생산성과 성장성은 MCN 산업을 포함한 다양한 산업의 융합과 기술혁신을 통해 이뤄진다. 새로운 구조로 재편된 정부의 정책과 최소화된 규제, 다양한 산업들이 경계 없이 결합하고 협력할 수 있는 생태계가 어우러질 수 있도록 혜안(慧眼)이 필요한 시점이다.

유튜브 구독자 6400만명에 매년 광고 수익만 170억원 이상을 벌어들이는 전 세계 1위 크리에이터인 스웨덴 게임 방송 진행자 '퓨디파이'가 한국에서 나올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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