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아프리카 공략에 한층 속도를 낼 전망이다. 중국 외교부는 22일 기자회견을 열고 내달 3~4일 베이징에서 '2018년 중국-아프리카 협력포럼(FOCAC) 정상회의'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왕이(王毅)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장관 격)이 직접 정상회의 개최와 관련 내용을 설명하고 천샤오둥(陳曉東) 외교부 부장조리가 기자들의 질문에 답했다고 중국 관영 신화통신사는 23일 보도했다.
왕 국무위원은 "내달 3~4일 FOCAC 정상회의가 베이징에서 열리며 중국은 물론 아프리카 각국 지도자들이 중국에 모여 '협력과 공영, 함께 손 잡고 더 긴밀한 중국-아프리카 운명공동체를 건설하자'라는 주제로 의견을 나누고 우의를 다질 예정"이라며 "이번 정상회의는 지난 2006년 베이징과 2015년 요하네스버그 정상회의에 이어 중국-아프리카 각국이 단결을 다지는 협력의 장으로 올해 중국에서 열리는 최대 규모, 가장 많은 외국 정상이 참석하는 외교행사"라고 소개했다.
왕 국무위원은 이번 정상회의를 통해 △중국-아프리카 운명공동체 건설 가속 △일대일로(육·해상실크로드) 협력을 통한 아프리카 발전 촉진 △중국-아프리카 실무협력 강화 △중국-아프리카 인민의 가족화 등을 꼽았다.
일대일로가 아프리카 각국의 무역과 자본이동을 원활화하고 신성장동력을 주입할 수 있다고 자신했으며 이번 회의를 통해 중국과 아프리카 협력 강화를 향한 강력한 염원이 실질적 행동으로 구체화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또, 14개 분야별 포럼과 행사도 개최할 예정으로 이를 통해 '한가족' 같은 협력 분위기를 조성하고 전면적이고 다원화된 협력을 이끌 것이라고도 했다. 중국과 아프리카 인민을 위한 각종 협약을 체결하고 민간 참여를 이끌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도 보였다.
왕 국무위원은 FOCAC 정상회의의 주요 일정도 소개했다.
3일 오전(중국 현지시간) 시진핑(習近平) 주석은 중국-아프리카 정상과 기업인들이 참석하는 '제6회 중국-아프리카 기업인 회의' 개막식에서 축사를 한다. 오후에는 FOCAC 정상회의 개막식이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리며 시 주석이 기조연설을 위해 연단에 오를 예정이다. 저녁에는 시 주석과 퍼스트레이디 펑리위안(彭麗媛) 여사가 각국 정상 부부를 위한 환영만찬을 연다.
4일에는 하루 종일 중국-아프리카 정상 원탁회의가 개최될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는 중국-아프리카 관계 발전과 함께 주목하는 국제, 역내 이슈와 관련한 의견을 나눈다. 또 '더 긴밀한 중국-아프리카 운명공동체 건설에 관한 베이징선언'과 'FOCAC- 베이징 행동계획(2019~2021)'을 발표해 중국과 아프리카의 거리를 바짝 좁힐 계획이다.
이번 정상회의는 최근 미국과 중국이 무역전쟁을 벌이는 등 다양한 이슈에서 대립각을 세우는 상황에 열리 주목된다. 아프리카를 확실한 우군으로 확보하겠다는 중국의 의도가 엿보이기 때문. '하나의 중국' 원칙을 거부하는 대만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는 기회로 활용할 가능성도 언급된다.
'대만독립' 성향의 차이잉원(蔡英文) 민진당 정부가 집권하면서 중국은 막강한 경제력을 바탕으로 아프리카, 중남미 등의 대만 수교국을 자국편으로 끌어들이며 대만을 외교적으로 압박하고 있다. 지난 21일에는 중미 국가인 엘살바도르가 대만과 단교하고 중국과 수교했다. 현재 아프리카 대륙에서는 에스와티니(구 스와질란드)가 유일하게 남은 대만의 수교국이다.
지난 2016년 감비아와 서아프리카 소국 상투메프린시페가 중국과 손을 잡으며 대만과 단교했고 올 5월에는 부르키나파소가 대만의 손을 놓고 중국과 수교했다.
에스와티니 왕국은 일단 대만과의 외교관계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이다. 음그와그와 가메드제 에스와티니 외무장관은 22일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중국과의 관계 개선에 관심이 없다"며 "대만과 50년이나 수교를 유지한 우리는 그들을 버리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은 아프리카에 대한 투자와 무역확대 등으로 현지 영향력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중국의 대(對) 아프리카 무역액은 약 1700억 달러로 10년 전과 비교해 13배 수준으로 늘었다. 일대일로 관련 인프라 사업 투자도 늘어나는 추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