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의 적 미국, 중·러 밀착하나...양제츠 14일 러시아 방문

2018-08-14 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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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제츠 14~17일 러시아 방문, 중·러 전략안보 대화 나서

무역전쟁, 경제제재 등 미국 압박 속 반미 동맹 강화할 듯

양제츠 중국 외교담당 정치국원[사진=바이두]



미국의 압박에 시달리고 있는 중국과 러시아가 반(反)미 동맹 강화를 시도한다.

앞서 중국 외교부가 공개한 내용에 따르면 양제츠 중국 외교담당 정치국원이 오늘(14일)부터 17일까지 러시아를 방문한다. '중·러 전략안보 대화' 참석을 위한 것으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도 회동할 예정이다.

양제츠의 이번 러시아 방문은 중국과 러시아가 미국의 관세폭탄과 추가 제재에 직면한 상황에서 이뤄지는 것으로 국제사회의 이목이 집중됐다. 미국이라는 '공동의 적'을 앞에 둔 두 나라가 한층 거리를 좁히며 미국을 견제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다.

미국이 대(對)중 무역 적자와 지식재산권 침해 등을 이유로 34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25%의 고율 관세를 부과하자 중국은 같은 규모의 맞불관세로 이에 맞섰다. 협상을 시도했지만 타협점은 찾지 못했고 미국은 오는 23일 160억 달러 규모 중국산 제품에 25% 관세를 추가 부과할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에서 수입하는 모든 제품에 관세를 부과하겠다며 중국에 대한 압박 수위를 계속 높이고 있다.

러시아의 상황도 녹록치 않다. 미국은 최근 영국에 망명 중이던 러시아 출신 전직 이중스파이 세르게이 스크리팔과 그의 딸이 지난 3월 의식불명 상태로 발견된 것에 대한 책임을 물어 러시아에 광범위한 제재를 선언했다. 해당 사건의 배후를 러시아라고 판단한 것. 제재 결정의 여파로 루블화 가치가 폭락하면서 러시아 경제가 위기를 맞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증폭됐다.

이에 러시아가 세계 2대 경제체인 중국과 협력으로 활로를 찾고 미국에 대항할 힘을 모으려는 시도를 할 것으로 보인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최근 보도했다.

알렉스 가부예프 카네기 연구소 모스크바센터 선임연구원은 SCMP와의 인터뷰에서 "중앙아시아, 아프가니스탄, 아프리카, 북한 등에서 중국과 러시아의 이해관계가 점점 일치되고 있다"면서 "양국이 보다 밀착하고 필요할 때 적절한 협력을 하기를 원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특히, 군사·경제적 측면에서의 협력 강화를 예상했다.

리싱(李星) 베이징 사범대 국제관계학 교수도 "미국의 압박이 커짐에 따라 중·러 관계는 한층 강화될 수 있다"면서 "미국의 제재와 무역갈등 속에서 양국이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유지하는 동시에 한층 심도있는 협력을 시도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가부예프 연구원은 "상대적으로 경제 규모가 작은 러시아가 중국에 많은 지원을 할 수 없는 반면 중국은 러시아 기업에 많은 자원을 제공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비대칭이 오히려 러시아에 부담감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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