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허 취소 위기까지 몰렸던 진에어가 당장 급한 불은 껐다. 지난 4월 미국 국적자인 조현민 전 부사장을 2010년부터 2016년까지 6년 동안 등기이사로 올린 사실이 알려지며 ‘불법 등기이사’ 논란에 휘말린 지 5개월여 만이다.
국토부 입장에선 1900여명의 직원이 몸담고 있는 진에어에 대해 섣불리 면허 취소 처분을 할 수 없었을 것이다.
일각에선 진에어의 면허 취소와 함께 직원들의 생계유지를 위해 제3의 업체가 진에어 인수에 나설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다. 하지만 이 역시 항공기 운영 등의 문제로 여의치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진에어는 큰 고비를 넘겼지만 앞으로 가야 할 길이 멀다. 진에어는 지난 6월부터 중국과 일본 등을 오가는 신규 노선 취항을 위해 국토부에 운항 허가를 요청한 상태다. 하지만 이번 외국인 임원 논란에 따른 제재로 신규 노선과 증편은 당분간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보잉 737-800과 보잉 777-200ER 등 신규 항공기 도입 계획도 차질을 빚게 됐다. 보잉 737-800 두 대는 도입 후 운항 허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나머지 4대는 들여오기 어렵게 됐다. 특히 이 중 1대는 이미 한국에 온 상태지만 운항 허가를 받지 못해 격납고에 세워둘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진에어는 이번 사태를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 우선 의사결정 체계를 정비하고 경영을 투명화해야 한다. 경영상 결재 과정에 관여했던 한진칼·대한항공 등 타 계열사 임원을 배제하고 진에어 대표이사가 주도적으로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 그동안 계속 문제점으로 지적됐던 사외이사에 친인척 등 특수 관계인이 이름을 올리지 못하게 해야 한다. 사외이사 수를 이사회 과반으로 확대해 절차적 투명성을 확보해야 함은 물론이다.
경영 정상화의 시계는 흐르기 시작했다. 이제 진에어가 얼마만큼 국민적 눈높이에 맞는 혁신을 이룰 수 있을지 지켜볼 일만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