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기술전쟁] 반도체, 미중 무역갈등 중심으로 떠오른 이유는?

2018-08-20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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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中 자본의 기업 인수 불허하며 견제

자급률 20% 수준 中, 막대한 자본 무기로 추월 노려

[사진=아이클릭아트]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은 철강·알루미늄에서 화염방사기까지 광범위한 영역을 아우르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팽팽한 신경전이 벌어지는 곳은 반도체다. 중국의 반도체 기업 사냥에 대한 미국의 우려는 하루 이틀 얘기가 아니지만 미중 무역전쟁 속에서 기술우위를 유지하기 위한 미국의 견제는 한층 노골화되는 양상이다.  

최근 미국 온라인매체 쿼츠는 반도체 패권을 둘러싼 미중 갈등에 주목했다. 일례로 세계 4위 싱가포르 반도체업체 브로드컴이 미국의 퀄컴을 1170억 달러(약 132조원)에 인수를 추진했을 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국가 안보 위협을 들어 이를 거부했다. 브로드컴 인수 후 퀄컴의 연구개발(R&D) 비용이 대폭 줄어들 경우 5세대(5G) 무선기술시장에서 중국 화웨이의 지배가 우려된다는 이유에서였다. 중국계 캐니언브리지캐피털이 지난해 미국 래티스반도체 인수를 시도했을 때에도 트럼프 행정부는 안보 위협을 들어 승인하지 않았다. 반대로 미국 퀄컴이 네덜란드 반도체기업 NXP를 440억 달러에 인수하려 했을 때 중국 반독점 당국은 거래를 승인하지 않음으로써 반격했다. 
미국에서 반도체 산업은 직접고용이 25만 명에 이르고 매년 1640억 달러(약 184조원)의 매출이 발생하는 유망업종이다. 또한 반도체는 '전자제품의 꽃'이라는 별칭으로 통할 만큼 제품 혁신의 기반이 된다. 미사일이나 레이더 등 국방 부문에 이용되어 안보와도 직결된다. 미국이 반도체 기술 보호에 적극적인 이유다. 반도체 산업의 지배력은 막강한 정치적 지렛대가 되기도 한다. 이를 활용한 대표적인 사례가 지난 4월 미국의 중국 국영 통신장비업체 ZTE 제재였다. 트럼프 행정부는 대이란·대북 제재 위반 혐의로 ZTE에 퀄컴의 통신칩을 쓰지 못하도록 제재를 가했다. 3개월 후 제재가 해제되긴 했지만 당시 ZTE는 핵심 부품을 조달하지 못해 파산 위기까지 몰렸다.

아직까지 중국의 반도체 기술력은 반도체 강국 한국이나 미국에 비해 5~10년 정도 뒤처져있다고 전문가들은 진단한다. 정보를 저장하는 메모리반도체는 한국이, 용도에 맞게 정보를 처리하는 시스템반도체는 미국이 지배하고 있다. 결국 중국은 반도체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는 실정이다. 해관총서에 따르면 2017년 중국은 약 2600억 달러어치 반도체를 수입하면서, 반도체에서만 1930억 달러에 이르는 무역적자를 기록했다. 반도체 자급률은 20% 수준에 그친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중국은 반도체 육성에 적극 나서고 있다. 중국 정부는 2025년까지 1조 위안을 반도체에 투자하고 자급률을 70%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반도체 투자펀드 규모도 2014년 1390억 위안에서 최근 3000억 위안까지 두 배 이상 키웠다.  

중국은 미국과의 갈등으로 반도체 기술 자립의 필요성을 더 크게 느끼는 모습이다. ZTE 제재가 발표됐을 때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직접 나서서 반도체를 '사람의 심장'과 비교하며 반도체의 국산화를 강조했다. 기업들도 호응하고 있다. 인터넷 공룡 알리바바는 항저우 소재 중국 반도체 설계회사 중톈웨이를 인수하면서 반도체 사업 진출을 선언했다. 뒤이어 중국의 반도체 굴기를 대표하는 칭화유니그룹은 내년 5G 통신용 칩을 상용화할 것이라고 밝혔으며, 칭화유니그룹의 자회사 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YMTC)는 설립 3년 만에 올해 하반기에 32단 낸드플래시 양산을 시작할 예정이다. 

다만 아직까지 중국산 반도체와 세계 1위의 기술격차가 상당 수준 벌어지는 만큼 중국의 반도체 굴기가 얼마나 위협적일지에 대해서는 전문가들의 시선이 엇갈린다. 거대 시장을 바탕으로 민관 협력을 앞세운 중국이 빠르게 성과를 낼 것이라는 의견도 있지만 외국 기업들이 수십 년 간 쌓아온 반도체 노하우를 단기간에 따라잡기 힘들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쿼츠는 “중국이 최신 반도체의 기술력을 이해하는 사이 다른 곳에서는 두 세대 더 개발된 반도체가 출시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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