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로 온 ‘골프 여제’ 박인비가 제주삼다수 마스터스 첫날 ‘버디 쇼’를 펼치며 국내 두 번째 우승을 위한 상쾌한 출발을 알렸다.
박인비는 9일 제주 오라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제주삼다수 마스터스(총상금 6억원) 1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7개를 잡아 7언더파 65타를 쳤다. 오전 조에서 먼저 경기를 마친 박인비는 단독 선두 서연정(8언더파 64타)에 1타 뒤진 공동 2위에 올랐다.
첫 10번 홀(파4)부터 버디를 잡은 박인비는 14번 홀(파4)에서 약 3m 버디를 추가했다. 이어 17번 홀(파3)과 18번 홀(파4)에서 모두 두 번째 샷을 홀컵 2m 안쪽으로 붙여 가볍게 버디를 잡아 전반 9개 홀에서만 4타를 줄였다. 후반에도 7번 홀(파4) 약 5m 버디 퍼트를 떨어뜨리는 등 버디만 3개를 더해 깔끔하게 첫날을 마감했다.
이날 경기를 마친 뒤 박인비는 “날씨는 물론 더웠지만, 전체적으로 경기하면서 큰 스트레스 없이 보냈다”며 “샷부터 퍼트까지 특별하게 나무랄 것 없이 잘 된 하루였다. 오랜 만에 롱 퍼트도 잘 들어갔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박인비는 “경기 초반 짧은 버디 퍼트 기회를 살리지 못한 것이 아쉬웠지만, 후반에 퍼트가 좋아졌다”며 “그린 스피드가 빠른 편은 아니었는데 상태가 워낙 좋아서 본 대로 잘 굴러가 재밌게 쳤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박인비가 편하게 경기를 할 수 있었던 이유는 코스의 전장도 한 몫 했다. 미국 무대에서 비거리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했던 박인비는 상대적으로 짧은 국내 코스에서는 정교한 샷을 마음껏 뽐낼 수 있었다.
박인비는 “LPGA 보다 쇼트 아이언을 잡을 기회가 많아 경기하기 편했다. 7~9번의 미들 아이언을 얼마나 홀 옆에 붙이느냐가 중요할 것 같고, 모든 샷이 좋아야겠지만 그래도 역시 퍼트가 가장 중요할 것 같다”면서 “아직 우승을 논하긴 이른 감이 있지만, 많은 버디가 나올 것 같아서 공격적으로 플레이를 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박인비는 경기 도중 얼음주머니를 들고 다니며 무더위와 싸웠다. 박인비는 “처음으로 얼음주머니를 들고 다녔는데, 왜 다른 선수들이 그랬는지 이유를 알겠더라”고 웃으며 “더위를 엄청 많이 타서 개인적으론 겨울을 좋아하는데 이상하게 성적은 여름에 더 좋은 것 같다”고 우승 예감을 넌지시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