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의 중국 시장 회귀 움직임이 분주해 보인다. 중국 검색엔진에 이어 클라우드 시장 진출도 모색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온 것. 구글은 이를 위해 중국 인터넷공룡 텐센트와 손잡을 계획이다.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중국 클라우드 시장은 현재 알리바바가 장악하고 있다. 때문에 최근 구글과 텐센트의 연합은 더 주목을 받고 있다.
◆구글, 텐센트와 中 클라우드 시장 진출
구글은 현재 전 세계 대부분 지역에서 인터넷 상의 서버를 통해 저장공간이나 고도의 컴퓨팅 자원을 빌려주고, '지스위트(G Suite)' 같은 기업용 문서 협업 도구를 판매하고 있다. 이는 모두 구글 자체 데이터센터에 기반해 운영되는 것이다.
하지만 중국은 지난해 ‘사이버보안법’을 도입해 모든 기업들의 데이터를 자국 외로 반출하는 것을 금지하고, 중국인의 데이터 저장 서버를 중국 내에 두도록 했다. 중국에 자체 데이터 센터가 없는 구글로서는 중국에서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중국 현지 기업과 제휴할 수밖에 없다.
구글은 최근엔 클라우드 사업과 관련해 상하이 주재 업무 개발 매니저를 채용한다는 공고도 냈다. 중국시장에 대한 이해와 지식이 지원자의 주요 조건으로 제시됐다.
다만, 최근 미·중 무역전쟁이 고조되면서 구글의 중국 클라우드 시장 진출이 불확실하다는 전망도 일각에선 나온다.
구글은 아마존웹서비스(AWS) 마이크로소프트(MS)와 함께 세계 클라우드 '빅3'로 꼽힌다. 구글이 텐센트 등과 협력해 중국 클라우드 시장에 진출한다면 아마존, MS와의 경쟁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AWS는 지난해 중국 내 데이터센터를 모두 현지 협력사에 매각했다. MS는 현재 중국 현지기업과 협력해 별도로 데이터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 구글 8년 만의 중국 회귀설
구글의 중국 시장 재진출은 약 8년 만이다. 2000년 중국 시장에 진출해 중국어 검색 엔진 서비스를 선보인 구글은 검열 등 문제로 중국 당국과 충돌을 빚다 결국 2010년 중국 본토에서 철수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구글은 중국 시장 진출에 다시 가속 페달을 밟고 있다. 구글은 중국 정부의 '입맛'에 맞춘 검색엔진도 내놓을 계획이라고 외신은 전했다. 미국 탐사보도 전문매체 인터셉트는 지난 1일 구글이 중국 당국의 인터넷 검열정책을 수용한 맞춤형 검색엔진을 중국에서 출시할 것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구글은 올초 홍콩에 데이터 센터를 설립한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앞서 구글은 지난해 말 베이징에 인공지능(AI) 연구센터를 설립하고 번역앱 서비스를 다시 시작하는 등 중국 재진입을 위한 발판을 마련해 왔다. 중국 기업에 대한 공격적 투자도 이어졌다. 6월엔 중국 2대 전자상거래 기업인 징둥그룹에 5억5000만 달러(약 6200억원)를 투자했다.
◆ 알리바바가 장악한 중국 클라우드 시장
중국은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클라우드 시장이다. 중국 정보통신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클라우드 컴퓨팅 시장 규모는 640억 위안(약 10조5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28% 성장했다.
중국 클라우드 시장은 알리바바, 텐센트 등 현지 기업들이 장악하고 있다. 알리바바의 클라우드 자회사인 알리클라우드(알리윈)의 시장 점유율은 40%가 넘는다. 시장조사업체인 시너지 리서치 그룹에 따르면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 클라우드 시장에서 구글의 점유율은 아마존, 알리바바, MS에 이은 4위에 불과하다. 때문에 구글이 중국 시장에 진출해 알리바바에 맞서기 위해서는 텐센트 등 중국 현지기업과 손 잡을 수밖에 없다.
텐센트는 지난 2013년 클라우드 사업부를 운영하며 알리바바보다 한 발 늦게 클라우드 서비스 시장에 뛰어들었다. 그러나 지난 2015년 5년간 연간 20억 위안씩, 총 100억 위안 이상을 클라우드 사업에 투자하겠다고 발표하는 등 공격적 행보를 보이고 있다. 현재 중국 내에서만 텐센트는 톈진·상하이·선전·충칭에 자체 건설한 대형데이터 센터 클러스터를 운영하고 있다. 우리나라 서울을 비롯해 홍콩, 싱가포르, 캐나다 토론토, 미국 실리콘밸리, 독일 프랑크푸르트 등 해외에서도 데이터 센터를 운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