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센트의 모바일 메신저인 위챗(微信), 빅데이터, AI 등을 활용해 중국 전자상거래 업계의 다크호스로 급부상하고 최근 미국 나스닥에 성공적으로 상장한 핀둬둬(拼多多). 이 '다크호스'를 놓친 알리바바가 중국 인기 뉴스 애플리케이션(앱)인 '진르터우탸오(今日頭條)'를 주시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 중문판은 30일 최근 몇 년간 '신유통'을 중심으로 공격적인 투자로 영역확장에 주력해왔던 알리바바가 'SNS+전자상거래'로 창립 3년만에 중국 3위 전자상거래 업체로 급부상한 핀둬둬에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고 지적했다.
알리바바가 SNS와 콘텐츠에서 상대적으로 취약한데 이를 이용한 새로운 경쟁자의 등장이 투자 방향을 변화시키고 있으며 이에 진르터우탸오에 투자할 가능성도 커졌다는 지적이다.
알리바바의 진르터우탸오 투자설은 이미 지난 4월에 불거졌다. 당시 알리바바 브랜드PR 담당자가 직접 나서 "사실이 아니다"라고 부인했지만 투자설은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그 배경에는 알리바바의 지난 투자 행보와 현실이 있다.
2013년 3월 마윈 알리바바 회장은 "자산을 늘리기 위해서가 아닌 전략투자에 집중하겠다"고 선언했고 알리바바는 공격적인 투자를 계속해왔다.
지난해까지는 알리바바의 핵심사업인 전자상거래를 중심으로 영역 확장에 주력했다. 특히 지난해는 마 회장이 제시한 '신유통'이 핵심이었다. 첨단기술을 활용한 '온라인+오프라인+물류'의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으로 쑤닝, 인타이백화점 등 오프라인 유통업체 확보에 공을 들였다. 올해는 중국을 대표하는 O2O(온·오프라인 융합) 업체인 배달 앱 어러머 인수로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SNS, 미디어 분야에서는 활약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투자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시나웨이보(중국판 트위터), 중국 최대 동영상 스트리밍업체인 유쿠-투더우도 품에 안았다. 하지만 최근 유쿠-투더우조차 창작 콘텐츠 분야에서 아이치이와 텐센트동영상 등에 밀리는 분위기다. 음악과 영화 등 콘텐츠 사업도 부진하다.
이에 투자 방향이 살짝 바뀌고 있다. 올 들어 알리바바는 영유아 교육서비스 업체인 바오바오수(寶寶樹, 베이비트리), 펀중(分衆)미디어는 물론 쑤닝스포츠에 투자하며 '약점' 극복을 위한 노력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이러한 상황이 '진르터우탸오' 투자 가능성을 높이고 있는 것.
시장에서는 중국 쇼트클립 공유앱으로 동영상 시장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진르터우탸오의 더우인(틱톡)을 분리 독립시키고 알리바바가 더우인에 투자한다는 설이 나온다. 이 외에 알리바바 산하의 윈펑(雲峰)투자기금이 알리바바를 대신해 진르터우탸오에 투자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이러한 각종 설과 관련해 진르터우타오와 알리바바는 입을 열지 않고 있다.
빠르게 성장 중인 진르터우탸오는 상장을 추진하거나 다시 투자유치로 자금조달을 시도할 가능성이 크다. 시장 전문가는 진르터우탸오가 지금까지 중국 IT 공룡 BAT(바이두·알리바바·텐센트) 등 대기업에 크게 기대지 않고 유니콘으로 성장했지만 이는 반대로 진르터우탸오를 피동적인 위치에 놓이게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여러가지 이슈와 시장 변화에 대한 영향을 줄여줄 확실한 '방패'가 없었다는 의미다.
알리바바가 놓친 핀둬둬와 진르터우탸오가 비슷한 점이 많다는 분석도 있다.
한 창업투자캐피털 관계자는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핀둬둬와 진르터우타오는 모두 시장가치가 매우 높은 유니콘으로 성장 잠재력이 크고 속한 시장의 발전 가능성이 막대하다는 공통점이 있다"면서 "핀둬둬가 텐센트의 SNS에 의지해 전자상거래 시장에서 선두권을 빠르게 추격했고 사실상 위챗 생태계에 속해있다면 현재 진르터우탸오와 산하의 더우윈은 알리바바 쇼핑몰인 타오바오와 톈마오와 연계를 늘리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알리바바가 투자 분야에서 텐센트를 맞수로 삼고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