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언론이 신흥경제 5개국 브릭스(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남아공) 정상회의가 개막하자마자 브릭스 국가의 협력을 강조하고 성과를 전망하는 등 자화자찬식 평가에 나섰다. 이번 회의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보호무역주의에 압박을 가할 것이라는 경고의 메시지도 남겼다.
26일 중국 관영 언론 환구시보(環球時報)는 사평을 통해 “이번 회의는 미∙중 무역전쟁이 가열되는 가운데 개최됐다”며 “브릭스의 국가는 현재 트럼프 행정부 보호무역주의 정책의 압박을 받고 있기 때문에 회의는 다자간 보호무역주의를 배격하는 데 중점을 두고 진행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사평은 “브릭스 국가는 더 많은 다른 국가들의 자유무역정책을 지지하고, 보호무역주의를 주장하는 이들에게 대항할 것”이라며 “회의를 통해 일방주의 배격에 힘을 보탤 것”이라고 전했다.
브릭스 정상회의를 10년째 이어온 것에 대한 강한 자부심도 드러냈다. 사평은 “브릭스 정상회의는 세계에서 가장 큰 신흥 경제 5개국이 결성한 조직의 ‘협력발전소’라고 할 수 있다”며 “서방여론이 브릭스 국가를 부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지만 브릭스 국가는 점점 더 가까워지고 있고, 매년 한 차례 만남을 통해 조직을 더 단단하고 거대하게 발전시키고 있다”고 자평했다.
브릭스 국가간의 협력 분야가 매우 광범위하고 잠재력이 크다는 점도 강조됐다. 실제로 브릭스 5개국은 전 세계 인구의 약 40%를 차지하고, 2009년 말부터는 전 세계 경제성장의 50% 정도를 차지하는 등 세계적으로 영향력이 확대되는 추세다.
올해로 10회째를 맞는 브릭스 정상회의는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25일(현지시간) '아프리카에서의 브릭스, 4차산업 혁명에서의 포괄적인 성장과 공동 번영'을 주제로 열렸다. 주최국인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시릴 라마포사 대통령을 비롯,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미셰우 테메르 브라질 대통령 등이 참석한다. 회원국은 아니지만 터키의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총리도 회의에 합류할 예정이다.
올해 회의는 무역전쟁 문제를 집중적으로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중국은 수출 의존도가 높고 경제적으로 친밀한 브릭스 국가들의 지지를 얻어 미국과의 무역전쟁에 맞서려는 것으로 보인다. 중국 영자 관영매체 글로벌타임스는 26일 “지금까지 브릭스 국가는 미국의 보호주의 압력에 맞서 자유무역협상 장벽을 낮추고 자유무역을 촉진하기 위해 미국에 협력하지 않고 있다”며 “이는 브릭스 내 장애물을 극복하고 한 단계 더 나아가게 해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앞서 시진핑 주석도 라마포사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미국 보호무역주의에 반대 목소리를 높였다. 시 주석은 “다자주의를 보호하고 일방주의와 보호주의를 반대해 국제 질서가 공정하고 합리적인 방향으로 가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라마포사 대통령도 “중대한 국제 문제를 중국과 소통할 것이고 양국 협력을 강화할 것”이라며 “일방주의를 반격하고 다자주의를 강화해 개발도상국의 공동 이익을 지킬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