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무역전쟁·푸틴 회담 접은 트럼프...11월 '중간선거' 의식했나

2018-07-26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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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선거는 '정권 운영 심판대' 성격...올해는 11월 6일 예정

현재 다수당은 공화당이지만 민주당 우세 가능성도 높아

발등에 불떨어진 트럼프, EU 무역전쟁 해소 등 긴급 조치나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장클로드 융커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과 무역 관련 회담을 마친 뒤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로이터]


미국의 중간선거는 통상 '정권 운영의 심판대'로 통한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대통령이 4년 임기 가운데 2년이 지난 시점에 치러지는 만큼 민심의 판단에 따라 남은 임기와 2기 집권 가능성을 가늠할 수 있기 때문이다. '뉴딜정책'으로 유명한 프랭클린 루스벨트 전 대통령은 지난 1938년 중간선거에서 반대당인 공화당에 의회 주도권을 뺏겼다. 1986년 집권 2기째였던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도 민주당에 패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집권 내내 중간 선거에서 공화당에 의회 다수당 자리를 내줬다.

올해 중간선거는 11월의 첫 번째 화요일인 11월 6일(이하 현지시간)에 치러진다. 미국에서는 농업경제 중심이던 19세기의 관습에 따라 대통령 선거와 중간선거를 모두 11월의 첫 번째 화요일에 치른다. 이번 선거에서는 연방 하원 전원(435석)과 연방 상원의원의 3분의 1(35석), 주지사 등을 새로 선출한다.
현재 미 상·하원은 공화당이 장악하고 있지만 중간선거에서는 민주당이 우세할 가능성도 크다. 승부사 기질로 2년 가까이 국정을 운영해왔다고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는 중간선거만큼은 신경쓰지 않으려야 않을 수가 없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유럽연합(EU)과의 무역전쟁 가능성을 가까스로 진화한 데는 중간선거를 의식한 계산이 깔렸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로이터통신, USA투데이 등 외신의 25일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장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과의 회담을 진행한 뒤 "미국과 EU는 자유롭고 공정한 무역을 위한 새로운 국면을 열었다"며 "미국과 EU 사이에 추가 관세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세부 합의 사항에는 'EU의 미국산 대두 수입 확대' 조항이 담겼다. 대두는 미·중 무역전쟁이 격화되는 과정에서 중국이 보복 관세로 정조준한 대표 물품이다.

중국은 트럼프 행정부의 대규모 관세 폭탄에 대응해 콩과 사탕수수, 과일 등을 포함한 340억 달러(약 38조528억원) 규모의 미국산 제품에 관세 부과를 발효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표가 몰려 있는 중서부 팜벨트(농업지대)와 러스트 벨트(쇠락한 공업지대)를 겨냥한 셈이다. 라지브 비스워스 IHS 마킷 아태지역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지금까지는 공화당에 대한 팜벨트의 지지가 강하게 유지되고 있는 편이지만 중국의 보복 관세 효과가 몇 달 안에 현저한 타격을 준다면 상황은 급변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하루 전날인 24일에는 미국 농무부가 미·중 무역전쟁으로 타격을 입은 농가에 최대 120억 달러(약 13조4304억원) 규모의 긴급 지원을 하겠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때마침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주 후반 아이오와 주와 일리노이 주 등 4개의 팜벨트에서 중간선거에 출마하는 공화당 후보들에 대한 지원 유세에 나설 것이라는 일정이 나오면서 중간선거를 의식하고 있다는 여론에 무게를 실었다.

미국의 뉴미디어 매체인 복스는 이날 보도를 통해 "카이저가족재단의 중간선거 관련 조사결과에 따르면 민주당의 지지율은 지난 4월보다 8%p 오른 49%로 공화당(37%)을 제쳤다"며 "중간선거가 약 100일 남은 상황에서 민주당에 낙관적인 정황이 많다"고 지적했다.

한편 트럼프 행정부는 당초 올가을 워싱턴에서 예정돼 있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도 내년으로 미루기로 했다. 지난 16일 핀란드 헬싱키에서 열린 미·러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대선에 개입하지 않았다는 러시아를 두둔한 데 대한 여론이 좋지 않은 점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 영국 일간 가디언 등 외신들의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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