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인터넷에 연결된 웹캠이나 가정용 CCTV인 IP 카메라가 해킹되는 사건이 발생해 사회적으로 논란이 일었다. 앞으로 블록체인 기술은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할 구원투수로 떠오를 전망이다.
KT는 24일 서울 광화문 KT빌딩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블록체인 사업전략’을 발표, 세계 최초로 네트워크에 블록체인을 적용한 ‘KT 네트워크 블록체인’을 공개했다.
인터넷은 전 세계 사람들이 손쉽게 접속할 수 있는 장점이 있으나 보안에 취약하다는 단점이 있다. 컴퓨터마다 할당된 IP 주소가 공개되면 언제든 해킹에 노출될 수 있다. KT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블록체인 고유 ID를 활용해 인증하고 IP를 네트워크 단에서부터 숨긴다.
이같은 방식을 활용하면 기존 IP 인터넷에서의 해킹과 개인정보 도용, 디도스(DDoS)와 같은 공격을 차단할 수 있다. IP를 숨겨 보안성을 높이는 방식은 인터넷 창시자로 유명한 벤 제이콥슨 팔로알토 리서치 센터 선임연구원이 11년 전에 주장했다. 그러나 기존에 설치된 IP 방식의 장비들이 무용지물이 된다는 점에서 현실적으로 적용하기 어려운 방식이었다. KT는 이를 블록체인 기술로 극복했다고 설명했다.
서영일 KT 융합기술원 블록체인센터장은 “벤 제이콥슨 박사의 미래 인터넷 구상은 50조~60조원 정도 되는 기존 장비를 걷어내야 한다는 부담이 있었는데, 블록체인 기술이 나오면서 가능해졌다”며 “우리는 오버레이 형태로 블록체인을 네트워크에 올려 토큰 기반으로 ID를 구현하고 ID 위에서 필요한 서비스를 구현하면서 디지털 신뢰 네트워크를 구현하는데 성공했다”고 말했다.
최근 IP 기반 웹캠 해킹으로 원격에서 집안을 훔쳐보고 동영상 거래 사이트에 해당 영상을 유통하는 등 사물인터넷(IoT) 해킹 범죄가 증가하고 있어 KT 블록체인 기술은 전반적인 IoT 산업 활성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KT의 블록체인 기술은 처리속도와 용량, 신뢰도를 높인 것이 특징이다. 기존 퍼블릭 블록체인은 처리속도와 용량이 낮고, 프라이빗 블록체인은 비공개 데이터 관리로 인해 투명성이 낮으며 상대적으로 보안성도 낮은 한계가 있다. KT는 이 같은 문제를 보완하는 데 주력했다.
KT 블록체인의 성능은 현재 2500 TPS(Transactions Per Second, 초당 거래량)로, 올해 말까지 1만 TPS를 구현하고 내년 말까지 10만 TPS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KT는 자사가 집중하고 있는 △미디어 △에너지 △금융 △재난‧안전‧보안 △기업‧공공 등 5대 플랫폼 분야에 블록체인을 적용하겠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KT는 블록체인 기반 본인인증 기술을 적용한 블록체인 지역화폐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KT엠하우스는 현재 김포시와 손잡고 블록체인 기반 지역화폐 발행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지역화폐 사용으로 지역소비를 살려 골목상권을 활성화하고, 음성적 유통 등을 근절한다는 계획이다.
이외에도 차세대 기술인 빅데이터, 로밍, 인공지능(AI) 등에도 블록체인을 접목한다. 통신사 간 로밍 서비스를 이용자에게 제공하는 과정에서 통신사 간 교환하는 사용내역 데이터를 ‘블록체인 스마트 컨트랙트’ 기능으로 각각 자동으로 검증·확인하고 실시간 정산까지 가능하다.
김형욱 KT 플랫폼사업기획실장은 “KT는 세계 최고 수준의 인텔리전트 네트워크 플랫폼 사업자로, 블록체인 분야를 잘할 수밖에 없는 회사”라며 “인터넷의 등장이 세상을 바꾼 것처럼,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대한민국을 바꿀 것”이라고 말했다.
KT는 차별화된 블록체인 플랫폼 개방과 관련 생태계 활성화를 통해 산업 전 영역의 발전을 촉진해 국내 블록체인 시장 규모인 1조원(2022년 기준)까지 성장하는데 기여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