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그룹은 현재 영위하고 있는 사업 부문에서도 신시장 개척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한계가 있는 내수 시장보단 파이가 큰 해외에서 수익을 극대화한다는 전략이다.
◆두산인프라코어, 中서 최대 실적
관련업계에 따르면 두산그룹의 핵심 계열사 가운데 하나인 두산인프라코어는 올해 중국 시장에서 사상 최대 실적이 기대된다.
앞서 2월 중국에서 시장 점유율 10.5%(3위)로 2012년 2월 이후 6년래 최고치를 기록한 바 있다.
특히 20~24t급에 해당하는 중형 굴삭기 제품군에서는 시장 점유율 15.6%로 1위에 올랐다.
이는 두산인프라코어가 중국 시장을 잡기 위해 각별한 노력을 기울여 온 결과다.
두산인프라코어 관계자는 "경쟁사들과 차별화하기 위해 중국 대리상(딜러)의 경쟁력 강화, 현지 맞춤형 제품 출시, 차별화된 고객서비스를 제공하는 '두산케어' 활동을 벌여 왔다"며 "또한 틈새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10억명 이상이 사용하는 중국 최대 모바일 메신저 '위챗'을 활용해 제품 관련 소식과 중고차 및 부품 정보, 보유 장비에 대한 관리 기능도 고객 맞춤형으로 제공했다"고 설명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북미 시장 공략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 3월에는 손동연 사장을 비롯한 경영진이 직접 미국 텍사스주 샌안토니오로 날아가 북미 시장 건설기계 딜러 300여명과 미팅을 진행했다.
두산인프라코어 관계자는 "중장기 사업 방향과 비전, 주요 현안들을 딜러들과 논의했다"면서 "사업 관련 질의응답 및 세미나 등을 통해 사업에 대한 이해와 역량을 높였다"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결국 영업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경영진이 직접 참여한 것"이라며 "손동연 사장도 '북미는 세계에서 가장 큰 건설기계 시장인 만큼, 이 곳에서 사업이 성장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고 덧붙였다.
유럽 시장에서도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손 사장은 연초에 스페인 말라가에서 직접 딜러사 관계자 140여명을 만나 자사 제품 및 솔루션 등을 홍보했다.
이런 이유로 두산인프라코어는 올해 연결기준 예상 매출액을 7조3000억원으로 지난해 6조6000억원보다 12% 가량 올려잡았다. 이 중 핵심 포트폴리오로 밀고 있는 중대형 건설기계 사업은 약 40%인 2조8000억원의 매출을 차지할 것으로 관측된다.
두산인프라코어 관계자는 "강력한 글로벌 리더십을 통해 경영 효율성과 사업 경쟁력을 높여나갈 것"이라며 "지역 맞춤형 제품 개발, 서비스 고도화 등을 진행해 점유율을 확대하겠다"고 강조했다.
◆(주)두산·두산중공업·두산밥캣도 신시장 공략 박차
두산인프라코어의 자회사인 두산밥캣은 지난 6월 인도에 백호로더 공장을 개소했다. 공장면적만 1만5000㎡으로, 연간 8000대 이상의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규모다.
두산밥캣이 인도에 주목한 가장 큰 이유는 회사의 중장기 성장 동력을 발굴하기 위해서다. 인도 소형 건설기계 시장은 약 1조3000억원 규모로, 단일국가 기준 미국, 중국에 이어 세번 째로 크다.
특히 인도 백호로더 시장은 2014년 이후 연평균 9.7%의 고속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스캇성철박 두산밥캣 사장은 "인도 시장은 최근 정부 주도의 인프라투자가 집중돼 소형 건설기계 수요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며 "두산밥캣은 중장기적으로 인도 소형 건설기계 시장을 선도하는 게 목표"라고 강조했다.
또 다른 두산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두산중공업은 베트남 시장을 두드리고 있다.
박지원 두산중공업 회장은 앞서 3월 문재인 대통령이 베트남을 방문할 당시 경제사절단으로 동행해 베트남전력공사(EVN)와 에너지저장장치(ESS)를 연계한 3MW 해상풍력발전실증단지 건설을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박 회장은 같은 날 총 105MW 규모의 풍력발전 사업권을 보유한 베트남건설회사 CC1과도 풍력발전단지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베트남 정부가 현재 180MW 규모인 풍력발전 비중을 오는 2030년까지 6000MW 수준으로 확대할 계획인 것을 감안할 때 추가 수주가 기대된다.
현실 가능성은 크다. 두산중공업은 이미 1995년 베트남 국영회사인 DMC와 합작으로 플랜트 설비 제작회사인 한비코를 설립해 24년간 현지화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2007년에는 베트남 정부 요청으로 하이퐁 지역에 당시 외국기업 가운데선 최대 규모인 3억 달러를 투자해 현지 생산법인 '두산비나'를 설립했다. 여느 기업보다 베트남 정부와 친밀하다는 얘기다.
이런 추세는 (주)두산도 마찬가지다. (주)두산은 지난 5월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에 팩토리스토어를 오픈하고, 지게차 렌탈과 정비서비스, 부품사업에 이르는 '종합 솔루션' 체제를 갖췄다.
이를 통해 지난해 1500억원인 북미지역 매출을 2020년까지 3000억원으로 키운다는 계획이다.
두산그룹 관계자는 "신시장 확대는 그룹의 존립을 위해 필요한 과정"이라며 "현지 파트너십을 강화해 실적 증대로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