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썸·업비트 등 가상화폐(암호화폐) 거래소가 한국블록체인협회 차원의 보안성 등 1차 자율규제심사를 통과했다. 그러나 자율규제 심사결과, 완벽하게 합격점을 받지 못한 거래소들이 많아 투자자들의 신중한 판단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블록체인협회 자율규제위원회는 11일 서울 중구 명동 은행회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12개 회원사를 상대로 1차 자율규제 심사를 한 결과 두나무(업비트), 비티씨코리아닷컴(빗썸), 코인원, 코빗, 스트리미(고팍스) 등 12곳 모두 심사를 통과했다고 밝혔다.
이번 자율규제 심사는 일반 심사와 보안성 심사로 이뤄졌다. 12개의 거래소 중 9개 거래소는 자료제출과 인터뷰 부문에서 협회에서 생각하는 수준에 맞추지 못해 4, 5차 인터뷰까지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김용대 정보보호위원장(카이스트 교수)은 "거래소들 간에 상당한 편차가 존재한다"며 "굉장히 잘 하고 있는 거래소도 있고, 더 많이 투자를 해야 하는 거래소도 있다"고 평가했다.
협회는 요건을 충족시키지 못한 거래소에 대해 준비할 시간을 줬고, 거래소들도 이를 받아들여 기준을 충족시켰다. 단, 구체적인 거래소별 취약사례는 해킹에 악용될 수 있기 때문에 발표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전 위원장은 "이번 거래소 심사는 최소한의 요건을 갖췄느냐에 대해 이뤄진 것이고 앞으로 매년 심사를 계속 받게 돼있다"며 "다음 심사 때는 더 강력하고 실질적인 형식의 보안심사가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협회는 자율규제 기준을 충족한 거래소를 대상으로 시중은행과 신규계좌 발급 협의를 추진할 방침이지만, 이 역시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NH농협은행을 제외한 모든 은행에서 신규계좌 발급을 진행하고 있지 않으며, 협회의 심사 결과 발표 후에도 기존의 스탠스를 바꾸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협회에서도 본심사를 통과했다는 것은 '기본적'인 보안성을 유지하기 위한 최소 조건을 만족했음을 의미하며 완벽한 보안이나 서비스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입장을 강조했다.
전 위원장은 "국내 수십개의 거래소 중에 최소한 외부의 심사를 받아 협회가 제시한 자율적인 요건을 갖춘 거래소가 12개가 된 것"이라며 "나머지 거래소들도 어떤 식으로든 객관적인 심사를 통해 거래소 운영에 대한 요건을 갖춰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