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美 대신 아시아·유럽 '곡물 수입' 확대…'무역전쟁'에 국제 곡물 가격 '뚝'

2018-07-08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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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물 최대 수입국 중국, 미국에 '곡물' 보복관세

일대일로 프로젝트, '곡물 보복관세' 중요 역할할 듯

미·중 무역전쟁에 식량 가격지수 올해 처음으로 하락

 

미중 무역전쟁, 세계 경제 위협. [사진=연합뉴스]

중국이 미국 수입 곡물에 대해 보복 관세를 부과하면서 유럽과 아시아 지역으로 곡물 수입을 다변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 같은 세계 G2 간의 무역전쟁에 대한 우려로 국제 곡물 가격은 뚝 떨어졌다.

8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은 미국의 주요 대중 수출품인 대두, 수수, 옥수수, 밀 등의 곡물을 중심으로 같은 규모의 보복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미국이 지난 6일(현지시간) 중국에서 수입하는 340억 달러(약 38조원) 규모의 제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해 무역전쟁의 포문을 연 데 대한 맞대응이다.

중국은 미국의 곡물 수입을 대폭 줄이는 대신 이를 대체할 새로운 곡물 수입처를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특히 중앙아시아, 동남아, 유럽 등으로 경제 영토를 확장하려는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 프로젝트는 중국의 이 같은 곡물 수입국 다변화 노력에 중요한 역할을 할 전망이다.

중국식량물자비축국 장우펑(張務鋒) 국장은 지난 6일 중국 간쑤(甘肅) 성에서 열린 일대일로 회의에서 "정부는 중국 기업들이 일대일로 주변국과의 곡물 거래를 확대할 수 있도록 사회기반시설 건설 등의 지원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의 서부 접경지역에 자리 잡은 간쑤 성은 이를 위해 중앙아시아 및 유럽 국가로 연결되는 '곡물 회랑'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여기에는 간쑤 성의 성도인 란저우(蘭州) 시의 경제개발구역에 세관을 설치하고, 5곳의 물류 기지를 건설하는 방안도 포함된다. 간쑤 성의 곡물 수입 기업들은 아제르바이잔, 벨라루스 등에서 곡물 수입을 확대하기로 했으며, 더 많은 곡물 무역 박람회와 포럼 등을 개최하기로 했다.

그러나 중국의 바람대로 새로운 공급선을 찾기는 쉽지 않은 일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중국은 매년 1억t 가까운 대두를 수입해 전 세계 대두 시장의 60%를 차지하는데, 이 같은 거대 수요를 충족시킬 곳은 마땅치 않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현재 중국은 전체 대두 수입의 절반을 브라질, 3분의 1을 미국에 의존하고 있다. 러시아, 우크라이나, 카자흐스탄 등에서 수입하는 대두는 전체 수입의 1%도 되지 않아, 이들 국가로부터 수입을 늘린다고 하더라도 미국에서의 수입을 대체하기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한편, 두 나라의 무역 전쟁으로 국제 곡물 가격은 하락세를 보였다. 같은 날 농림축산식품부가 유엔식량농업기구(FAO)를 인용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세계식량가격지수는 전월 176.1포인트보다 2.4포인트 하락한 173.7포인트로 집계됐다.

농식품부는 "식량 가격지수는 올해 초부터 상승세를 보이다가 이번에 처음으로 하락했다"며 "국제 무역관계 긴장으로 대부분 시장이 최근 약세를 보인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곡물은 전월보다 3.7% 떨어진 166.2포인트를 기록했다. 쌀은 가격이 올랐고, 옥수수와 밀은 급격하게 가격이 내려갔다.

농식품부는 "중국은 미국이 관세 부과 조치를 발효하는 즉시, 대두에 대해 보복관세를 물리겠다고 경고한 바 있다"며 "미국이 수출하는 대두를 중국이 그동안 수입해왔는데, 중국 수출길이 막히면서 대두 가격이 내려갔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두 가격이 싸지니 사료용으로 함께 쓰이는 밀과 옥수수 수요가 대두 쪽으로 넘어갔다"며 "그러다 보니 밀과 옥수수 가격이 전반적인 생산량 감소 전망에도 하락한 것"이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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