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조선(造船) 굴기'가 대규모 수주로 이어지면서 우리 조선사들이 긴장하고 있다.
12일 영국 조선·해운 분석기관인 클락슨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 6월에만 12억1000만달러(57만683CGT·선박37척)를 수주하며, 10억1800만달러(52만7103CGT·18척)인 우리나라를 제치고 1위에 올랐다.
다만 우리 조선사들은 올해 들어 지난 6월까지 94억8300만달러(496만197CGT·115척)에 이르는 누적 수주액을 기록해, 89억 6300만달러(438만5910CGT·203척)인 중국을 누르고 1위를 유지하는 데 성공했다.
이에 비해 중국의 추격은 매섭다. 특히 경쟁력에서 앞섰던 고부가가치선(VLCC, 초대형 컨테이너선, LNG선 등) 부문에는 턱밑까지 쫓아 왔다.
중국은 지난해 이 시장에서 20척을 수주하며 우리나라(62척)보다 크게 뒤처졌으나, 빠르게 선진 기술을 확보하며 경쟁력을 키웠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일반 상선의 경우 한국산과 중국산의 성능은 거의 대등한 수준까지 도달했다"면서 "실제 한국과 중국의 선박 신조 가격차는 7%에서 3%까지 좁혀졌다"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이런 추세는 고부가가치선박 부문에서도 마찬가지다"며 "현재 안도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고 덧붙였다.
이런 이유로 수 년후엔 우리나라가 고부가가치선 점유율 1위 자리마저 중국에 내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앞서 2015년 중국은 '중국제조 2025'를 통해 조선산업을 10대 중점 육성 분야로 선정했고, 올해 초엔 오는 2020년까지 고부가가치 선박 수주 점유율을 40%까지 끌어올리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업계 고위 관계자는 "고부가가치선박 수주와 정부의 조선산업 목표를 감안할 때 2020년 이후 중국의 고부가가치선박 점유율은 우리나라와 비슷한 수준에 도달할 것"이라며 "중국이 무서운 점은 내수 물량의 자국 발주 원칙에다, 금융 지원 등을 무기로 외국 선박의 중국 발주를 유인하고 있는 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특히 중국 정부가 '조선해양 산업의 세계 최고 도약'을 목표로 일관된 정책을 추진함으로써 현지 조선사들이 빠르게 기술역량을 확보하고 있다"면서 "우리 조선사들은 스마트화, 최적화 등으로 민첩, 유연하게 경쟁해 나가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