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경제개혁 적신호? 아람코 IPO 지연에 설왕설래

2018-07-0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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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 "최근 몇달간 아람코 IPO 의문 커져...무산 가능성"

"시총 목표 달성까지 시간 필요한 듯...2019년 연기될 수도"

"국제유가 상승 등 재정 여건 충분...실현 여부 지켜봐야"

지난 5월 21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에 있는 사우디 아람코 라스타누라 원유 정제시설과 원유 터미널에 유조선이 실리고 있다. [사진=연합/로이터]


사우디아라비아가 추구하는 새로운 경제 개혁의 상징이었던 국영 석유기업 아람코의 기업공개(IPO) 작업이 늦어지면서 실현 가능성에 대한 의혹이 커지고 있다.

◆ 상장 무산론 '솔솔'..."준비작업 차질로 연기 가능성"
월스트리트저널(WSJ)은 5일(이하 현지시간) 보도를 통해 "아람코의 IPO를 추진한 지 2년여가 흐른 가운데 최근 몇 달 사이 의문이 커지고 있다"며 "IPO와 관련 있는 한 고위 간부는 '모든 사람이 현실화되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사실상 무산 가능성이 회자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아람코 IPO는 사우디의 장기적 사회·경제 개혁인 '비전 2030'의 세부 계획 중 하나였다. 국제유가 하락으로 최대 산유국으로서 경제에 타격을 받자 원유 의존도를 낮춰야 한다고 본 것이다. 아람코 IPO는 아람코 지분을 매각해 2조 달러 규모의 국부펀드(PIF)를 조성한다는 것이 주요 골자다. IPO가 실현된다면 역대 최대 규모에 달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나왔다.

시장에서 비관론이 불거질 때마다 사우디 정부가 적극적으로 해명했음에도 불구하고 IPO에 대한 비관론은 계속 이어졌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난 3월 보도를 통해 "회사의 가치 평가 작업이 늦어지는 등 준비 작업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IPO가 2019년으로 연기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사우디 정부는 당초 아람코의 지분 5%를 매각해 최대 1000억 달러(약 111조 7000억원)를 조달해 늦어도 2018년 하반기에는 상장을 실현한다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규제 등 변수의 영향으로 아람코의 시가총액이 목표치(2조 달러)로 평가받기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자 목표 달성 때까지 시간을 벌어야 한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 국제유가 반등·국채 발행 등 재정 구조 변화 주목 

WSJ은 국제유가 반등으로 인해 경제가 여유로워진 것도 아람코 IPO 속도를 더디게 하는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국제유가의 기준이 되는 브렌트유가 5일 기준 배럴당 77~78달러 선에서 움직이는 등 최근 유가는 강세를 보이고 있다. IPO가 경제 대안으로 떠올랐던 2016년에 비해 2배 이상 높아진 것이다.

2016년 사상 최초로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국채를 발행해 175억 달러를 모금한 것도 재정에 숨통을 틔웠다는 설명이다. 올해 들어 5%의 부가가치세 제도를 마련하고 에너지 보조금 삭감 등의 변화를 도입한 것도 재정 변화에 도움이 준 것으로 보인다고 WSJ는 전했다. 

이란발 중동 리스크 등으로 인해 국제유가가 상승하고 있는 만큼 아람코 IPO가 빠른 시일 내에 이뤄지긴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다만 사우디 최고 실세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최종 결정권을 쥐고 있는 만큼 늦더라도 상장을 추진할 가능성이 남아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정권을 이양 받은 직후 '젊은 리더'로서 강조했던 첫 번째 프로젝트였던 만큼 쉽게 포기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칼리드 알팔리 사우디아라비아 에너지·산업광물부 장관 등 사우디 정부 관계자들은 당초 목표보다 지연되더라도 2019년에는 상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외국 상장 전에 사우디 국내 증시에 먼저 상장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그러나 미국과 영국, 싱가포르 등 해외 대형 거래소에 상장할 경우 수많은 소송에 맞설 위험성이 남아 있어 사우디에 부담이 될 수 있다고 WSJ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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