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도시철도 시장이 확대되면서 해외 업체들 사이 경쟁에 불이 붙고 있다.
6일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등 관련 업계에 따르면 베트남은 ‘2020 베트남 철도개발전략 및 비전 2050’에 따라 철도 현대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현지 정부는 이 계획에 따라 오는 2030년까지 시속 160~200㎞의 속력을 낼 수 있는 철로를 깔 예정이다. 2050년까지는 시속 350㎞에 이르는 남~북 간 복선 고속철도 개발을 완료할 계획이다.
이미 베트남에서 대도시의 교통 문제가 대두된 지는 오래됐다. KOTRA에 따르면 2015년 11월 기준 하노이에서 운행되고 있는 자동차와 오토바이를 포함한 교통 수단은 약 557만대에 이른다. 호찌민에서는 약 721만대가 운행되고 있다.
베트남 교통부 운수국에 따르면 하노이와 호찌민의 개인 차량 수는 매년 12~15%씩 늘어나고 있다.
반면 베트남의 대중교통 수단은 버스가 유일하다. 2015년 기준으로 베트남 전역에선 약 1만대의 버스가 500여개의 노선을 따라 운행 중에 있지만 버스 이용자 수는 10% 미만인 것으로 조사됐다.
현재 베트남 당국의 하노이 도시철도 건설계획은 고가철도와 지하철도 등 총 8개 노선으로 구성된다.
이에 각국에서도 베트남 도시철도 건설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이미 일본 업체가 1호선 공사에 들어갈 예정이고 2호선에는 중국 자본이 투입됐다.
우리나라 철도 관련 기관도 베트남 도시철도 건설 사업에 뛰어들었다. 2014년 한국과 베트남은 정상 간 금융협력 합의를 통해 향후 호찌민과 하노이의 도시철도 구축 사업에 참여하기로 약속한 바 있다.
이후 지난 1월 서울교통공사는 베트남 다낭 교통국과 ‘도시철도 건설과 교통시스템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앞서 2016년에는 한국철도기술연구원이 호찌민 도시철도 5호선 2단계 타당성 조사사업을 수행하기로 했고, 한국철도시설공단은 이집트와 인도에 이어 베트남 하노이에서 관련 기관 종사자들에게 기술을 전파하는 ‘철도 학교’를 열었다.
지난해 5월 부산교통공사는 호찌민 도시철도 사업에 한국형 경량 전철시스템을 도입하는 내용의 양해각서 체결식을 열었다. 또 공사는 지난달에는 총사업비 140억원 규모의 호찌민 도시철도 5호선 1단계 건설사업 설계·컨설팅 용역 사업도 수주했다.
하지만 베트남 도시철도 사업은 뇌물 수수 사건을 비롯해 각종 잡음을 겪으면서 사업이 지연되고 있어 사업자들의 면밀한 조사가 필요하다.
앞서 하노이 도시철도 1호선 1단계 사업은 베트남 철도청 관료들이 일본 교통컨설팅 업체(JTC)로부터 뇌물을 받은 사실이 밝혀지면서 사업이 지연됐다. 중국이 공사를 수주한 하노이 도시철도 2A선 공사 현장에서는 사망 사고가 발생하면서 현지 시민들의 불안을 키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