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월드컵의 주최국은 러시아다. 하지만 스폰서, 관객 등 측면에서 러시아보다 더 강력한 존재감을 드러내는 나라가 있다. 바로 중국이다. 스포츠 강국인 중국은 하계올림픽에서 미국과 대적할 수 있는 유일한 국가지만 축구 앞에선 유독 맥없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중국의 월드컵 경험은 2002년 한·일 월드컵이 처음이자 마지막이다. 무려 16년 전이다. 그동안 정부 차원의 투자는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지만 국제무대에서 드러난 실력은 여전히 중국 축구팬들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있다.
중국축구의 부진을 두고 전문가들은 중국인들의 개인주의 성격과 자기중심적인 성향이 원인이라고 지목한다. 80년대부터 시작된 산아제한 정책 때문에 대부분 외동으로 태어난 중국인들은 소황제(小皇帝)로 불리며 가정에서 과보호를 받았다. 이들은 성인이 된 이후에도 확고한 자기중심적인 가치관으로 인해 인내력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중국 축구계에 만연한 승부조작과 비리행위들도 축구발전을 저해하는 큰 요소다. 2010년 난융(南勇) 중국축구협회 부회장과 셰야룽(謝亞龍) 부주석 등 고위 간부들이 비리혐의로 적발된 사건이 발생했다. 이들은 친선경기 승부를 조작한 혐의와 국가대표 선출과정에서 뒷돈을 받은 혐의로 각각 징역 10년형을 선고받았다.
최근 중국 당국은 건전한 축구산업 발전을 위해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는 반(反)부패 정책 또한 중국 축구의 실력을 향상시킬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반부패 드라이브가 강화되면서 최근 중국 축구계의 고질적인 승부조작 등 사건들도 없어지는 추세다.
2015년 국무원이 발족시킨 '전국 청소년 캠퍼스 축구 공작 영도소조'의 조장을 교육부장 출신인 위안구이런(袁貴仁)이 맡기로 한 점도 주목된다. 인적 쇄신을 통해 만연한 축구계 부작용을 없애고, 유소년 축구인재 양성 등 교육적 정책으로 축구발전을 도모하겠다는 중국 정부의 의지가 돋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