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유세 인상 임박…서울 강남 및 비강남 주택 시장 '온도차'

2018-07-01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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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개혁특위, 종부세·공정시장가액 비율 높이고 3주택 중과 방안 권고할 듯

서울 비강남권, 주거환경 개선 기대감에 공시가 9억원 미만 단지 많아 가격 상승

강남권, 재건축 약세에 보유세 부담 커져 관망세 짙어질 듯

서울 일대 전경. [사진=아이클릭아트]


오는 3일 보유세 개편안 최종 확정을 앞두고 서울 강남권과 비강남 지역 부동산 시장이 극심한 온도차를 보이고 있다.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회 산하 재정개혁특별위원회는 지난달 발표한 4가지 시나리오 중 종합부동산세 세율, 공정시장가액 비율을 동시에 높이고, 3주택자 이상에게 중과세하는 방안을 최종 권고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재정개혁특위는 3주택자에 대해 기본세율에 추가세율을 더하는 방식을 도입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중과에 유사해 서울 주택 시장에 미치는 파장도 적잖을 전망이다.

현재 재건축이 밀집한 강남권은 호가가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음에도 관망세가 이어지고 있는 반면, 비강남 일대는 입지 및 개발호재가 우수한 곳을 중심으로 대기수요가 형성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1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주간 변동률은 지난 6월 29일 기준 0.02%를 기록했다.

또 지난 6월 한 달간 강남 4구(강남·강동·서초·송파) 매매가격 월간 변동률은 보합세에 머무른 반면, 비강남 지역(강남 4구를 제외한 21개구) 변동률은 0.45%로 사뭇 대조적인 양상을 보였다. 이미 비강남권 아파트값 월간 변동률은 지난 4월부터 3개월 연속 강남 4구를 앞지른 상태다.

재건축이 대거 포진한 강남권의 경우 올 상반기 안전진단 강화, 재건축 초과이익환수 부담금 악재 등으로 거래 단절이 심각한 상황이다. 또 어떠한 방식으로든 보유세 강화가 예고된 만큼, 현장 관계자들은 재건축을 중심으로 한 주택 시장 관망세가 더욱 짙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초과이익환수 쇼크 첫 타자였던 서초구 반포동 '반포현대'는 KB국민은행 부동산 시세 1일 기준 전용면적 84.69㎡ 매매가격이 10억4000만원 선에 형성돼있다. 연초 대비 호가가 1억원 가까이 상승했으나 거래는 전혀 없는 상태다.

반포동 G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지난 5월 중순 서초구청 부담금 환수액 통보 이후 약 50일간 매도자, 매수자의 거래 문의가 아예 없는 상태"라며 "재건축이 일대 시세를 주도하다보니 이에 따른 여파로 인근 일반 아파트도 좀처럼 거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곧 여름 휴가 시즌인데 거래 공백이 장기화될 것 같다"며 우려를 표했다.

재건축 초기 단계에 놓인 송파구 잠실동 '잠실주공 5단지'도 사정은 좋지 않다. 이 단지 전용 82.51㎡는 시세가 올해 1월만 해도 19억4000만원 선이었으나 이달 18억7500만원으로 6500만원 떨어졌다. 현장에는 호가가 1억원 가량 떨어진 매물도 출시되고 있으나 거래는 좀처럼 이뤄지지 않고 있다.

잠실동 S공인중개업소 대표는 "보유세 개편은 매수·매도자들에게 심리적 타격을 미치는 것 같다. 일단 집주인들은 이달 3일 보유세 시나리오 확정안을 지켜보고 당분간 관망세를 유지하자는 반응"이라며 "다만 적지 않은 집주인들이 '보유세 예측치가 생각보다 높지 않다'는 반응을 보인다. 보유세 문제보다는 역시 정부의 재건축 압박이 큰 부담으로 작용하는 듯하다"고 설명했다.

반면 비강남 지역은 대체로 꾸준한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성북구 길음동 '길음뉴타운(8단지 래미안)' 전용 59.99㎡는 올 1월만 해도 5억1750만원 선이었으나 지난달 6억1000만원 선으로 1억원 가까이 시세가 올랐다. 또 중랑구 면목동 '용마한신' 59.22㎡는 같은 기간 3억2500만원에서 3억5500만원으로 3000만원 상승했다.

이처럼 비강남권이 상승하는 것은 국지적 개발호재가 풍부하고, 재개발·뉴타운 등 주거환경 개선에 따른 수요층의 기대심리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뛰어난 입지 및 인프라를 갖췄음에도 강남 4구에 비해 저평가된 지역이 많은 점도 실수요층을 두텁게 만드는 요인 중 하나다. 특히 비강남에는 보유세 리스크와 관계없는 공시지가 9억원 미만 단지들이 많은 점도 가격 상승세에 한몫 하고 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최근 서울 내 온도차는 재건축에 따른 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재건축 투기지역 수요에 대한 기대가 없는 점이 강남권 주택시장 힘을 잃게 만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강남 외 지역의 경우 여전히 강남에 비하면 진입 장벽이 낮다. 또 주거환경 개선이 기대돼 투자수요로서도 만족할 만한 단지들이 적지 않다"며 "보유세 인상에 따른 후폭풍을 입을 만한 단지가 적은 점도 시세가 흔들리지 않는 요인"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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