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한류 모방 | 아이돌] 中-日에 불고 있는 ‘K팝 짝퉁’ 바람…방탄소년단부터 워너원까지

2018-06-29 11:26
  • 글자크기 설정
중국의 한류 표절이 심각한 수준이다. 단순한 아이디어 도용 차원이 아니라 콘셉트, 의상, 배우들과 아이돌 그룹들을 대놓고 베끼는 상태. 힘들여 제작한 한류 콘텐츠가 '메이드 인 차이나'로 둔갑되기 전에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중국의 한류 표절 현황과 향후 대책을 모색해본다 <편집자 주>

전 세계적으로 K팝 열풍이 불고 있다. 빌보드차트 1위를 휩쓸며 활약하고 있는 방탄소년단이나, 아시아권에서 음원차트를 석권하며 인기를 얻고 있는 여러 아이돌 그룹들이 즐비하다.

한국 아이돌 그룹들이 글로벌한 사랑을 받다보니, 가까운 나라인 중국과 일본 등에서 국내 아이돌 그룹의 콘셉트를 도용하는 사례가 빈번하게 일어나 K팝 팬들의 분노를 사고 있다.
 

[사진=방탄소년단(위) / 탄도소년단(아래)]


최근 가장 큰 논란이 된 건 바로 방탄소년단의 콘셉트를 도용한 일본의 아이돌 그룹이 데뷔를 앞두고 있다. 일본 내 유명 댄스그룹 에그자일(EXILE)이 소속된 LDH엔터테인먼트는 최근 보이그룹 ‘Ballistik Boyz’를 론칭한다고 전했다.

히다카 류타, 가이누마 류세이, 오쿠다 리키야, 가노 요시유키, 후카호리 미쿠, 마쓰이 리키, 스다 마사히로 등으로 구성된 이 그룹은 정식 데뷔도 전부터 논란에 휩싸였다.

‘탄도학’이라는 뜻의 팀명은 언뜻 우리나라의 그룹 방탄소년단(BTS)을 연상시킨다. 더불어 영문표기법 역시 ‘BTZ’로 한 글자만 다르다. 여기에 재킷 사진 속 의상은 방탄소년단이 지난해 발매한 미니앨범 ‘LOVE YOURSELF 承 HER’(러브 유어 셀프 승 허)와 매우 흡사하다. 멤버 수 역시 7명으로 추구하는 장르가 힙합이라는 점도 닮았다.

이 소식을 접한 방탄소년단 팬클럽 ‘아미’는 “아무리 탄도소년단이 방탄소년단을 모방해도 방탄소년단이 될 수 없다. 그 무엇도 방탄소년단을 대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실제로 방탄소년단의 무대 퍼포먼스와 음악적인 실력, 그리고 외모까지 따라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사진=워너원(좌) / 나인퍼센트(우)]


일본의 방탄소년단 표절 그룹인 ‘탄도소년단’에 이어 이번엔 국내 최고의 대세 아이돌 그룹인 워너원을 베낀 중국 그룹도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바로 중국의 ‘나인퍼센트’다.

나인퍼센트는 일단 탄생부터 워너원과 흡사한 그룹이다. 워너원이 지난해 ‘프로듀스 101’ 시즌2를 통해 데뷔했는데 나인퍼센트 역시 중국 온라인 동영상 플랫폼 아이치이의 ‘우상연습생’을 통해 데뷔한 9인조 남자 아이돌 그룹이다.

중국 패션지 ‘훙슈 그라치아’는 최신호 커버로 나인퍼센트를 선택했는데, 공개된 화보 속 나인퍼센트의 콘셉트 역시 최근 워너원이 한 매거진에서 촬영한 콘셉트와 매우 흡사한 포즈로 사진을 찍으며 표절 의혹이 제기됐다.

더불어 앨범 재킷 역시 워너원의 재킷과 비슷한 분위기를 자아내 중국팬들에게서조차 지적을 받기도 했다. 심지어 ‘원조 한류돌’인 슈퍼주니어의 안무까지 그대로 따라해 많은 이들의 공분을 자아내기도 했다.

나인퍼센트뿐만 아니다.
 

[사진=트와이스(우) / 로켓소녀101(좌)]


최근에는 중국 텐센트TV의 ‘창조101’의 3차 미션에서 뽑힌 ‘로켓소녀101’ 멤버 12명 사진이 공개됐는데, 이 공개된 사진이 논란이 됐다. 12명의 멤버들은 앞뒤로 서서 허리에 손을 올린 채 카메라를 응시하고 있는데, 이 사진은 트와이스의 데뷔 앨범 ‘우아하게’ 앨범의 재킷 사진과 매우 흡사해 표절 논란이 제기되기도 했다.

다만 ‘창조101’은 Mnet ‘프로듀스 101’ 시즌2와 무대 디자인, 콘셉트, 경연 방식 등이 유사해 논란을 낳았던 ‘우상 연습생’과는 달리 텐센트가 CJ E&M에게서 판권을 구매한 정식 중국판 ‘프로듀스 101’이다.

국내 인기 걸그룹 여자친구의 콘셉트를 그대로 베끼기도 했다. 중국 걸그룹 AOS가 여자친구의 히트곡인 ‘시간을 달려서’ 콘셉트와 안무를 고스란히 따라해 논란이 인 것이다.

이렇듯 일본과 중국 등에서 K팝 그룹을 표절한 건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이미 10여 년 전부터 K팝 그룹을 따라하기 위해 ‘짝퉁’ 그룹을 내놓으며 어부지리 인기를 얻었다.

지난 2009년에는 중국에서 그룹 빅뱅을 따라한 ‘오케이 뱅’이라는 그룹이 나왔다. 빅뱅처럼 멤버가 5명인 데다 멤버의 성격과 헤어스타일, 의상 콘셉트까지 판박이처럼 모방했다. 또 중국의 9인조 걸그룹 ‘아이돌걸스’는 소녀시대와 멤버수, 옷차림이 똑같다.

2012년에는 또 다른 아이돌 그룹인 결승단이 국내 그룹 B1A4를 그대로 따라했다. 그들은 화보와 소품까지도 B1A4를 모방해 눈총을 받았다. 이 외에도 엑소, 현아 등을 그대로 베낀 가수들이 줄줄이 등장했다.

처음 중국 등지에서 K팝 그룹을 표절할 때만 해도 “K팝을 향한 관심에서 비롯된 일”이라는 의견도 있었지만, 이제는 그 정도가 지나치다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법적인 보호장치가 없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국경을 넘어선 모방, 표절 피해에 대응하기는 쉽지 않으며, 민감한 사안이기 때문에 자칫 반한(反韓) 감정을 야기 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이런 ‘짝퉁 그룹’들이 모두 성공하는 건 아니다. K팝 아이돌 그룹들이 그들만의 진정성과 음악성으로 팬들에게 사랑을 받는 것처럼 짝퉁 그룹들 역시 그대로 베끼고 표절하는 게 아닌 창의성으로 승부를 봐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
언어선택
  • 중국어
  • 영어
  • 일본어
  • 베트남어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