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28일부터 외국인은 중국에 100% 투자해 전기차 기업 설립이 가능해진다. 외국인의 중국 현지은행 지분 100% 매입도 가능해진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중국을 겨냥한 통상 공세가 연일 거세지는 가운데 중국이 내놓은 외국인 투자규제 완화 조치의 주요 내용이다.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위원회와 상무부는 28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외국인투자 진입 특별관리조치(네거티브 리스트)’ 2018년 최신버전을 내놓고 내달 28일부터 시행한다고 발표했다고 21세기경제보 등 현지 언론이 29일 보도했다.
구체적으로 신 에너지차 제조업 방면에서 외국인 투자 비율 제한이 완전히 철폐된다. 신 에너지차 이외 나머지 완성차 업종에 대한 외국인 투자 규제는 철폐되지 않는 대신 구체적인 시간표를 마련했다. 화물트럭 등 상용차는 2020년부터, 일반 승용차는 2022년부터 외국인 지분 제한을 아예 없애기로 한 것. 또 외국인은 중국 내 2개 이하 자동차 합자회사만 설립하도록 제한한 규정도 2022년 철폐하기로 했다.
내달 28일부터 외국인은 중국 현지은행 지분 100%도 매입할 수 있게 된다. 은행 이외 증권사, 자산운용사, 선물회사, 생명보험사의 외국인 투자 허용 비율은 51%까지 높여 외국인도 최대주주가 될 수 있도록 허용한다. 2021년부터는 금융업에서 외국인 투자제한 비율이 완전 철폐된다.
이밖에 철도간선도로망 및 전력망, 철도여객 운송, 국제해운·국제선박 대리, 주유소, 식량 수매·도매업, PC방, 조선, 항공기 설계·제조·수리, 흑연 채굴업, 희토류 제련·분리, 텅스텐 제련 등도 외국인이 자유롭게 투자할 수 있는 업종으로 분류됐다.
중국은 그동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으로부터 시장을 개방하라는 거센 압박을 받으며 통상갈등을 겪어왔다. 이에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앞서 4월 보아오포럼 연설에서 금융·자동차 등 방면에서 시장을 개방할 것이라 선언했고, 이에 따른 구체적인 시간표가 마련된 것이라 볼 수 있다.
최근 미·중 무역갈등 격화, 미국 기준금리 인상, 중국 지급준비율 인하 등으로 중국의 자본유출 압력이 거세진 가운데 이 같은 외국인 시장개방 확대 조치는 중국 내 자금 이탈을 막는 데 도움이 될 전망이다.
천지샹(陳及向) 수도경제무역대 산업경제연구소 교수는 "중국 외자에 대한 개방 확대는 국내 기업 시장경쟁력을 강화하고, 중국기업의 업무효율·제품품질·서비스 수준을 높이고, 가격비용을 낮춤으로써 중국 경제 구조조정의 촉진제 역할을 할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