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국방장관이 북한의 비핵화 진척 정도와 한미 연합방위태세 등을 고려해 앞으로 예정된 한미연합훈련의 규모와 시기, 내용을 협의해 발표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송영무 국방부 장관은 28일 용산 국방부 청사에서 70분간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부 장관과 회담을 갖고 남·북 및 북·미 정상회담 합의사항 이행을 위해 연합군사훈련 유예 등 한·미 국방 당국 간 협력해 나갈 사안과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등 주요 동맹 사안에 대해 협의했다.
북한이 북·미 정상회담의 핵심인 비핵화를 논의할 후속 협상에 생각만큼 속도를 내지 않고 있다는 것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한미 양국은 6·12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이후 대북 전면전을 가정한 대규모 연합훈련인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에 이어 국지도발에 대비한 해병대연합훈련(KMEP·케이맵)도 중단한 상태다.
한미는 장관회담 직후 배포한 공동언론보도문을 통해 “군사적 긴장 완화와 신뢰구축 노력을 위한 조치들을 논의했다”면서도 “북한이 비핵화를 향한 구체적이고 불가역적인 조치를 취할 때까지 유엔안보리 제재가 이행되어야 한다는 공동의 입장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북한이 보여준 가시적인 비핵화 조치는 북ㆍ미 정상회담 전에 있었던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가 마지막이었다. 오는 10월 제50차 한미안보협의회의(SCM) 전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면 연합훈련 재개를 발표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한미 양국 장관은 한미동맹을 미래지향적이고 상호보완적으로 발전시켜나가기 위해 긴밀히 협력하기로 약속하면서 주한미군의 지속적인 주둔을 강조하기도 했다.
매티스 장관은 “미국은 대한민국에 대한 방어 의지를 여전히 철통과 같이 굳게 유지하고 있으며 미국은 외교·군사적 차원에서 광범위한 조치를 동원해 의지를 실현해 나갈 것”이라며 “이러한 조치의 하나로 현재 주한미군 규모와 수준을 유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송 장관도 “변화하는 안보 상황 속에서도 한미동맹은 그 어느 때보다 굳건하게 유지될 것이며 한층 성숙, 강력하며 상호 보완적인 동맹으로 진화, 발전해 나갈 것”이라며 “주한미군은 한미동맹의 상징으로서 대한민국 국군과 항상 함께할 것”이라고 거들었다.
한미 양국 장관은 또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에 필요한 조건을 조기에 충족시킬 수 있도록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전작권 전환의 조건은 △한국군이 한·미 연합방위를 주도할 수 있는 능력을 확보하고 △우리가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할 수 있는 선제타격체계와 미사일 방어 등의 능력을 보유하는 것이다. △안정적인 한반도 및 지역 안보 환경이 관리되는 것도 전환 조건 중 하나다.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 속도가 빨라지면 한반도 주변 안보환경도 개선돼 전작권 환수 시기가 예상보다 빨라질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