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리막길 지속하는 중국 위안화, 가치 급락 배경은?

2018-06-28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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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장중 6.1위안 돌파, 28일 기준환율 7거래일 연속 절하 고시

미·중 무역전쟁 대항마? "달러 강세, 통화정책 등 영향일 뿐"

"당분간 절하 흐름 지속될 것, 하지만 안정 찾는다"

[사진=중국신문사]


올 들어 안정 속 강세를 보이는 듯 했던 중국 위안화의 흐름이 최근 예사롭지 않다. 가치 하락세가 지속되고 또, 낙폭까지 커지면서 시장 불안감도 중폭됐다.

일각에서는 중국이 최근 격화되고 있는 미중 무역전쟁에 대응하기 위한 '비장의 카드'로 위안화 절하를 내세웠다는 관측도 나온다. 위안화 절하, 증시 폭락 등을 언급하며 중국 금융시장이 2015년과 같은 '패닉'을 겪을 것이라는 우려도 커졌다.
하지만 중국 국내외 전문가 상당수는 최근 절하세는 대내외적 상황 변화, 불확실성 증가에 따른 결과이며 일정 수준에서 통제가 가능할 것이라는 데 의견을 모으는 분위기다. 

중국 인민은행 산하 외환교역(거래)센터(CFETS)는 28일 위안화의 달러대비 고시환율을 전거래일 대비 0.0391위안 높인 6.5960위안으로 고시했다. 이는 전날에 이어 전거래일 대비 0.60% 가량 가치가 하락한 것이자 무려 7거래일 연속 절하 고시된 것이다.

지난 4월 2일 가치 최고점인 6.2764위안 대비 4.5% 가량 가치가 하락한 셈이다. 특히 이번달 들어 낙폭이 가파르다. 역내 위안화의 경우 27일 저녁(현지시간) 장 중 6.6186위안을 찍으면서 14일 대비 환율이 0.22위안이나 올라 달러대비 가치가 3.54% 급락했다고 중국증권망(中國證券網)이 28일 보도했다.

중국 인민은행이 위안화 가치 하락을 용인해 미국과의 무역갈등에 따른 수출 경쟁력 약화를 막으려고 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지만 전반적으로는 대내외 시장환경 변화를 절하의 배경으로 꼽는 분위기다. 

 

[출처= 중국 인민은행]


△ 2분기 상승탄력 붙은 달러 인덱스

올 2분기 들어 뉴욕 외환시장에서 주요 6개국 통화대비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 인덱스가 가파른 상승 그래프를 그린 것이 위안화 약세의 주요 원인 중 하나라고 중국 온라인매체 펑파이뉴스는 28일 보도했다. 

26일(현지시간) 기준 달러 인덱스는 94.67로 연초 92.25와 비교해 2.5% 가량 상승했고 지난 2월 최저치인 88.25와 미 연방준비제도(연준) 기준금리 인상 후 최고점인 95.54(21일)와 비교하면 가치가 무려 8.2% 뛰었다. 미국 경기가 안정되자 연준이 금리인상 속도를 높인 것이 달러 강세를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 외화 유출과 위축된 투심

시중 유동성과 자금 흐름도 절하 원인 중 하나다. 초상증권은 "최근 위안화의 가파른 가치 하락의 원인은 달러 강세가 25% 정도, 외화유출에 따른 (달러) 공급 부족이 75% 정도"라고 설명했다.

이는 미국 등 선진국의 통화긴축 기조, 무역전쟁 등 불확실성 증가로 중국을 비롯해 주요 신흥국 대다수가 겪고 있는 문제다. 일부 신흥국의 경우 급격한 자금유출에 통화 가치가 폭락하고 이로 인해 다시 돈이 빠져나가 위기감이 커졌다. 이에 앞서 시장에서는 6월에 '아시아 외환위기'가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고개를 들기도 했다.

△ 엇갈린 미·중 통화정책 

미국과 중국 통화당국의 통화정책이 엇갈린 것도 위안화 절하를 부추겼다.

미 연준이 올 들어 2번째로 금리를 인상한 후 일각에서는 인민은행이 위안화 가치 급락과 이에 따른 자본유출 가속화 등을 우려해 긴축 고삐를 죌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지만 인민은행은 오히려 유동성 주입에 나섰다.

중국 경제가 안정적 성장을 유지하고는 있으나 둔화세가 점점 뚜렷해지고 당국이 부채 급증에 따른 리스크 통제와 예방을 중시하면서 시중 유동성이 감소한 때문이다. 부족한 유동성은 증시, 채권시장의 활기를 저하시켰고 기업 채권 디폴트(채무불이행) 소식도 이어졌다. 

이를 '경고음'으로 받아들인 중국 통화당국은 중소기업의 자금 숨통을 틔우기 위해 내달 1일부터 '맞춤형 지준율 인하'를 선언했다. 최근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 역환매조건부채권(역RP) 발행 등으로 유동성을 수혈하기도 했다. 이러한 분위기가 위안화 절하 전망에 힘을 보태고 자금 유출에 힘을 더했다는 분석이다. 

△ 당분간 절하 지속, "과거와는 다를 것" 

향후 위안화 전망은 전반적으로 일치하는 분위기다. 당분간 조정 속 하락세가 지속되고 어느 선에서 안정을 찾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문제는 '낙폭'이다. 중국 주요 금융기관은 6.7위안까지 환율이 상승할 가능성이 크지만 7위안은 넘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리페이자(李佩珈) 중국은행 국제금융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올 하반기에도 엇갈린 양국 통화정책 등의 영향으로 위안화가 하방 압력에 시달릴 것"이라며 "미 연준은 올해 총 4차례 금리를 인상할 전망이고 중국은 실물경제 유동성 등을 고려해 1~2차례 추가 지준율 인하에 나설 수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 한 대형은행 외환전문가는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위안화가 대폭 절하되고 외화 엑소더스가 있었던 지난 2016년처럼 절하 전망이 확산되고는 있으나 상황은 달라졌다"며 "과거의 경험을 바탕으로 시장화, 금융개혁, 환율 메커니즘 개선 등에 주력했고 중국 경기 펀더멘털도 상대적으로 안정적으로 충격을 어느 정도 감당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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