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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쥔커 공청단 상무서기가 제1서기로 승진할 예정이다. [사진=신화통신]
후진타오(胡錦濤) 전 국가주석, 리커창(李克强) 총리의 권력기반으로 불리는 중국 공산주의청년단(공청단) 수장이 9개월의 공백기간 끝에 내부 인사로 채워질 예정이다.
26~29일 열리는 제19차 공청단 회의에서 허쥔커(賀軍科) 공청단 상무서기가 공청단 제1서기로 승진할 예정이라고 홍콩 명보(明報)가 최근 보도했다. 공청단 1인자 자리인 제1서기를 내부 출신 인사가 맡은 것은 12년 만이라고 신문은 설명했다.
1969년 2월생으로 산시(陝西)성 펑샹(風翔) 출신인 허 서기는 줄곧 우주·항공계통에 몸담은 '군수방'으로 분류되는 인물이다.
1991년 국방과학기술대학 우주기술학과 졸업 후 우주항공분야 국유기업인 중국항천공업총공사 네이멍구 지사에서 근무했다. 이후에도 중국항천기전집단, 중국항천과공집단 등 우주항공 계통에서 근무했다. 2005년 말 공청단 중앙서기처 서기로 발령 받은 후 12년간 공청단에서 근무하며 '2인자'인 공청단 상무서기직까지 올랐다. 친이즈 전 서기가 좌천된 이후 9개월 동안 허 서기는 사실상 공청단을 대표해 각종 행사에 참석해 왔다.
공청단은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전임자인 후진타오 전 주석의 정치기반이라 할 수 있는 공산당 청년조직으로, 공산당 엘리트의 산실로 불린다. 현재 공청단원 수는 약 8100만명으로, 중국 전체 공산당원 8900만명과 맞먹는 수준이다.
공청단 수장인 제1서기는 한때 차세대 지도자의 등용문으로 여겨져 성장·부장(장관) 이상 직위로 영전하는 게 관례였다. 후야오방(胡耀邦) 전 총서기, 후진타오 전 주석을 비롯해 리커창(李克强) 총리, 후춘화(胡春華) 부총리, 저우창(周强) 최고인민법원 원장, 루하오(陸昊) 자연자원 부장 등 쟁쟁한 인사들이 공청단 제1서기를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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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중국언론종합]
공청단 제1서기 중 좌천된 인물은 친이즈 전 서기가 유일하다. 이는 공청단 세력의 쇠퇴를 반영한 것이라 볼 수 있다.
실제로 시진핑 지도부 집권 후 공청단 세력은 내리막길을 걸었다. 시진핑 주석은 2015년 "공청단이 사실상 '사지마비' 상태"라며 "수년간 이어진 관료주의로 공청단 조직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당 기관지 인민일보도 공청단 개혁을 심도 있게 추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실제로 시진핑 지도부 출범 이후 공청단에 대한 강도 높은 개혁이 단행됐다. 공청단 중앙조직이 대대적으로 개편되고 예산도 삭감됐다. 링지화(令計劃) 전 통일전선부장 등 공청단 출신 당 고위 관료들이 부패·비리 혐의로 줄줄이 낙마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