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total denuclearization) 과정이 이미 시작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6·12 북·미 정상회담 이후 북한의 새로운 비핵화 조치는 포착된 바 없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거짓말을 하거나, 6·12 회담 때 자신이 뭘 합의했는지조차 모르는 게 아니냐는 비판이 일고 있다.
21일(현지시간) 로이터 등 외신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각료회의에서 "그들(북한)이 탄도미사일을 비롯한 미사일 발사를 중단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들은 엔진실험장을 파괴하고 있다. 그걸 폭파하고 있다. 그들은 이미 대형 실험장을 폭파했다. 실제로는 대형 실험장 가운데 네 곳"이라고 덧붙였다.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장관도 전날 기자들에게 "세부 협상이 아직 시작되지 않았다"며 6·12 회담 이후 북한의 새로운 비핵화 조치에 대해서는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매티스 장관은 이날 각료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 바로 옆자리에 앉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한국전쟁 참전 미군들의 유해가 미국으로 돌아오는 과정에 있다고 말했다. 그가 전날 미국 미네소타주 덜루스 유세에서 "유해 200구를 돌려받았다"고 하면서 일으킨 혼선을 바로잡은 셈이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6·12 회담 성과 등을 놓고 잦은 혼선을 빚는 게 그 자신이 회담 성과를 잘 모르기 때문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미국 인터넷매체 복스는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6·12 회담) 합의에 대해 거짓말을 하는 게 틀림없어 보인다"며 "그가 자신이 뭘 합의했는지 모를 수도 있다"고 꼬집었다.
복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덜루스 유세에서 "(북·미 정상회담 공동성명의) 첫 문장이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라며 "비핵화가 이뤄질 것이다. 그게 진짜 이야기"라고 강조한 대목부터 문제삼았다. 공동성명의 첫 문장엔 비핵화 얘기가 들어있지 않고, 4개항의 합의사항 가운데 세 번째로 거론한 비핵화조차 '완전한 한반도 비핵화'지, '북한의 비핵화'가 아니라는 지적이다.